'신남방 공략' 외친 은행권, 성과 속속
우리은행 캄보디아 금융사 인수 완료…농협은행도 진출 눈앞
2018-06-25 15:58:09 2018-06-25 15:58:09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은행들이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에 발맞춰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 시도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현지 금융사인 '비전펀드 캄보디아(VisionFund Cambodia)'를 인수를 완료하고 사명을 'WB파이낸스'로 변경했다.
 
리테일 영업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WB파이낸스는 2003년 설립돼 총 자산 2200억원 규모의 여·수신 기능을 모두 갖춘 금융사다.
 
2014년 '우리파이낸스 캄보디아'를 인수해 현지에 진출한 뒤 70여개 중소여신전문사 중 시장점유율 3위 규모로 성장시킨 우리은행은 WB파이낸스를 은행으로 전환해 현지 1등 은행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농협은행도 캄보디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현지 금융시장 진출을 추진해온 농협은행은 지난 3월 캄보디아 소액대출기관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이달 초 국내에 사전신고 절차를 완료한 상태다. 현재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가 진행 중인만큼 이르면 다음달에 인수 절차가 완료될 전망이다.
 
농협은행 역시 인수한 소액대출기관을 예금수취가 가능한 기관(MDI)으로 전환한 뒤 상업은행으로 도약시키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현지 소액대출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고객기반을 넓히고 사업손익 내부유도 등을 통해 농업전문 상업은행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기업은행(024110) 역시 캄보디아 프놈펜에 사무소를 설치한 지 3년 3개월여 만에 지점으로 전환하는 예비인가를 받은 상태로 IT 시스템 구축, 현지직원 채용 등의 과정을 거쳐 연내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2007년 국내 은행 중 최초로 캄보디아에 진출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현지법인인 '신한크메르은행'의 사명을 '신한캄보디아은행'으로 변경하고 '프라이드(Pride) 신한, 프라이드 캄보디아, 프라이드 히스토리'라는 3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캄보디아에서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내 경쟁사들과 달리 인도네시아에 현지 네트워크가 없는 국민은행은 현재 현지 금융사의 유력 인수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기업은행은 지난 4월 현지 감독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인도네시아 미트라니아은행 지분 71.68%를 인수하는 조건부 계약을 맺었다. 작년 말 아그리스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인도네시아는 외국계은행이 현지 은행을 인수할 경우 최대 40%까지만 지분 보유를 허락한다. 경영권 행사를 위해서는 2개 은행 이상을 인수해야 지분율 제한 규정에서 제외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오래 전부터 동남아 지역 진출을 시도해왔지만 현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면서부터 탄력을 받은 모습"이라며 "현지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외형적 확대뿐만 아니라 내적 성장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왼쪽 넷째)과 서병현 신한캄보디아은행 법인장(왼쪽 첫째)이 지난 4월 '신한캄보디아은행' 비전 선포식에서 내외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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