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정부의 임대차보호법 갱신기간 연장 추진과 관련, 소상공업계가 조속한 법안 통과를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환산보증금, 권리금 양성화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 또한 적극 모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6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상가임대차 계약갱신 요구권 행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할 것을 촉구해 왔으나, 국회에서 처리가 안 되고 있다"며 "과거보다 정부의 의지가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장관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지, 국회 협조를 받아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5일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임대료 갈등이 폭력사태로 번진 이른바 '궁중족발 사건'을 언급하며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의 계약 갱신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법무부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에 합의했다고 밝힌 만큼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법 개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보호법 갱신기간 연장은 이른바 '궁중족발 사태'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 궁중족발 사태는 최근 세입자가 건물주를 망치로 수차례 폭행함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다. 임대인이 계약갱신 요구 기간인 5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월세를 기존 4배 넘는 1200만원으로 올리고, 3000만원이었던 보증금에서 1억원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최승재 회장은 "정부가 임대차보호법 갱신기간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히 진일보한 정책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환산보증금과, 권리금 양성화"라며 "법 시행이 늦어지면 건물주들이 재산권 행사를 위해 오히려 보증금을 먼저 올려버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소급적용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산보증금이란 보증금과 월세 환산액을 합한 금액이다. 서울 기준 환산보증금 상한은 6억1000만원이다. 이 금액 이하의 세입자는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 경우 환산보증금이 현재 평균 7억5000만원으로 추정돼 수많은 소상공인이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음성화돼 있는 권리금의 양성화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공연은 최근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생존을 위해 터전을 일궈온 소상공인들의 영업권이 무시돼 하루아침에 길바닥으로 나앉는 비극을 끝내야 할 때"라며 "임대인의 재산권과 임차인의 영업권이 조화를 이뤄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용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지난 22일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추진 특위' 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소공연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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