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노조 분열' 이채필 전 장관 구속영장(종합)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국민노총 설립·운영 지원한 혐의
2018-07-02 17:57:11 2018-07-02 17:57:11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명박 정부의 노동조합 분열 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이 전 장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등손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차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1년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노총 분열 공작을 위해 제3노총인 국민노총 조직 설립과 초기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국정원에 요구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아 국민노총 관계자에게 지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2월 노동부 산업안전국장을 시작으로 노사협력정책국장, 조사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이 전 장관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차관으로, 2011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장관으로 근무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국민노총 설립에 1억원 이상의 자금이 지원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1월 설립 당시부터 어용 노총이란 비판을 받았던 국민노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한국노총에 통합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19일 노동부, 이 전 장관과 당시 정책보좌관이었던 이동걸 전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노동부는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그달 22일 이 전 위원장을 직위해제 처분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25일 이 전 장관을 피의자로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검찰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민노총 설립을 지원한 혐의를 인정하냐'고 묻는 취재진에 "공직에 있으면서 법률과 직업적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며 "의심받는 사안에 대해 한 것은 한 대로, 안 한 것은 안 한 대로 사실대로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또 취재진이 '국민노총 설립 과정에 개입한 자체가 없냐'며 재차 묻자 "노동기본권을 보호하고,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해 일했다"며 "국민노총 설립과 관련해 특별히 한 행위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양대노총 파괴공작 의혹을 받고 있는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조사를 받기 위해 6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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