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공공시설 화장실에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한다.
서울시는 오는 8일부터 공공시설 10곳 화장실에서 비상용 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공공시설에는 광진청소년수련관·구로청소년수련관·서울도서관·서울시립과학관·서울시립미술관·서울역사박물관·북서울미술관·서울여성플라자·중부여성발전센터·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등이 있다.
자판기는 레버를 돌리면 생리대가 나오는 무료 자판기와 안내데스크에 놓인 코인을 투입구에 넣고 레버를 돌려 생리대가 나오도록 하는 무료 코인자판기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남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자판기 유형은 각 운영 기관이 결정했다. 생리대는 식약처에서 무해하다고 판정한 제품 중 무향제품으로 판매 상위 3사의 제품을 섞어서 제공한다.
사업에 앞서 지난 6월 온라인 토론장 '민주주의 서울'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92%가 공공기관 무료생리대 자판기 설치에 찬성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을 위해 자판기와 생리대·코인·포스터 등을 기관에 제공하고 일일 생리대 소요량 및 이용에 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연말에 운영결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또 비상용 생리대 비치문화 확산을 위한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연말에 배포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 결과 분석과 예산 확보를 통해 오는 2019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 실시하고, 시민 이용 시설에서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하는 문화가 확산하도록 캠페인을 실시한다.
한편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는 그동안 시민이 꾸준히 요청한 사안이다. 지난 2016년 일부 저소득층 10대 여성이 생리대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는 언론 보도 이후 생리대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같은 해 미국 뉴욕에서는 공립학교 800여개에 무료 탐폰자판기를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됐다. 영국 스코틀랜드 정부는 지난 9월 학기부터 전국 모든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생리용품을 비치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대학생들이 작년 영등포역에 노숙인을 위한 나눔생리대함을 설치해 노숙인뿐 아니라 급하게 필요한 시민도 사용하고 다시 채워넣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에는 여성단체에서 생리대가 필요한 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쓰고, 원하는 사람은 채워놓도록 하는 ‘공공월경대 프로젝트’를 잠시 실행했다. 서울 도봉구는 지난 9월 지하철 1·4호선 창동역에 무료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했다.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 사진/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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