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클린디젤’ 정책에 대한 공식 폐기를 선언했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경유차 퇴출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서울청사에서 지난 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클린디젤’ 정책은 이명박정부에서 만들어졌다. 저공해 경유차를 친환경차에 포함시켜 주차료 및 혼합통행료 감면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최근 심각하게 거론되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저공해 자동차로 인정받은 경유차 95만대에 부여된 인센티브가 폐지된다.
현재 13개 시·도별로 발령되는 비상저감조치는 내년 2월15일 미세먼지 특별법이 적용되면서 전국으로 확대된다. 공공부문 위주로 시행되는 비상저감조치에 민간 부문도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설정했다. 민간영역으로까지 책임이 부여되면서 ‘차량운행 제한’ 등이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상당한 사회적 갈등과 마찰 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앞서 정부가 금연정책을 시행한 당시를 돌아만 봐도 알 수 있다. 금연구역 흡연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흡연 갑질’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아직까지 보행 중 흡연 등 다른 사람의 건강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비흡연자를 먼저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는 서서히 정착되는 양상이다.
이제 차량이 내뿜는 매연의 문제에도 책임을 강조할 때다. 차량 2부제 필요성에 대한 개개인의 확고한 인식은 물론, 자신이 타는 차량 배기가스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보행자의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는 부분을 숙지해야 한다. 누구든 길거리 흡연으로 인한 고통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운전자도 보행자일 때가 있다는 점을 명심할 때다.
주변인들의 건강을 위해 흡연자가 일부 장소에서 담배를 태울 수 없는 것처럼 차량을 운용하는 경우에도 보행자의 건강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중의 인식 개선이 제대로 정착할 때까지 각 지자체들은 매연 위험성에 대한 계도 등에 집중해야 한다. ‘담배 갑질’이 잘못된 행동임을 강조하는 시대를 넘어 이제는 ‘매연 갑질’까지 잡을 때다.
조문식 사회부 기자(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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