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한도 올려드릴까요?"
경쟁 치열해면서 한도 올려주고 이자 깎아주고
한도 내 적절히 쓰고 현금서비스 자제해야
2010-04-05 17:31:31 2010-04-06 08:38:57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직장인 김 모씨는 한동안 카드사 전화와 문자메시지 때문에 성가심을 당했다. "사용한도를 높여주겠다", "현금서비스 이자가 낮아졌으니 많이 사용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한도가 올라도 매달 쓰는 액수가 정해져있으니 그냥 올려달라"고 했는데 카드사는 김 씨 한도를 두 배 가까이 높여줬다.
 
카드 한도를 고객이 직접 올리려면 카드사에 문의해 월소득, 부동산 현황, 신용등급 등을 꼼꼼히 확인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쉽게 한도를 올려주는 이유는 뭘까?
 
최근 카드사들이 카드사간 경쟁 격화, 수수료 인하 압력, 현금서비스 비중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의 순익은 총 1조86434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1년내 사용실적이 있는 유효카드(총 카드수-휴면카드) 7637만장으로 나누면 장당 순이익은 2만4400원에 불과하다. 2007년 장당 3만6600원의 순익과 비교하면 70% 수준으로 떨어졌다.
 
카드사 순익은 늘었지만 카드 발급이 더 크게 늘면서 장당 평균 순익이 준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도 거세다. 지난달 17일 홍영만 금융위원회 자본서비스국장은 "매출 확인자료를 중소기업청, 국세청에서 받으면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인하하도록 할 것"이라며 "재래시장, 중소가맹점 수수료가 대형마트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금서비스 비중도 크게 줄었다. 20% 이상 이자를 받는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6788억원으로 2008년에 비해 8% 하락했다. 2008년 2430억원이었던 현금서비스 사용액이 지난해에는 2240억원으로 7.8%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 폐지,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도 카드사에겐 부담이다. 지난달 29일 금융당국은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 유도를 위해 금리 비교 공시체계를 이달부터 바꾸기로 했다. 고객이 각 카드사별 회원 등급, 금리 등을 바로 알게 해 카드사간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계 카드사들이 은행으로부터 독립해 개별 회사로 전환되는 분위기도 카드사들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는 이유다. 계열사 내 맏형인 '은행'만 믿다가는 독립 후 영업 경쟁력, 고객 확보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작년 11월 하나SK카드는 하나은행에서 독립해 SK텔레콤과 합작 법인으로 재탄생했고, 우리카드도 올해 말 우리은행으로부터 분리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한도가 높아지고 현금서비스 금리가 싸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카드를 사용해선 안된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카드 한도 이상 사용은 결국 장래에 큰 빚이 되는 것"이라며 "현금서비스도 여유 현금이 생길때 바로 선결제로 갚아버리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현금서비스의 경우 일단위로 이자가 계산되기 때문에 결제일 전 하루라도 빨리 갚아버리는 것이 유리하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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