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소송' 교수 임금 안 준 사립대 총장 벌금형 확정
재임용탈락취소소송 승소했으나 학교 측 자택대기발령
2019-01-27 09:00:00 2019-01-27 09: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학교를 상대로 재임용탈락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교수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모 사립 전문대학 총장에 대해 대법원이 벌금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전문대학 총장 조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대학 교수로 근무하던 박모씨는 지난 2011년 2월 사학비리 문제를 제기해 2011년 2월 파면 처분을 받았으나 2013년 대법원에서 징계파면 무효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5월 다시 재임용탈락결정을 받았고 2015년 12월 재임용탈락취소소송에서 승소해 이듬해 3월 복직했으나 학교 측은 박씨가 이전에 소속된 학과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2016년 3월부터 11월까지 자택대기발령 처분을 내렸다. 박씨는 자택대기발령 취소소송을 제기해 승소해 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학교 측은 무노동무임금원칙 또는 대기발령기간 중에는 임금을 줄 수 없다는 사실만을 거론하며 박씨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조씨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을 어기고 박씨에게 미지급 임금 3200만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조씨는 "박씨에게 임금을 미급한 사실은 인정하나 지급할 임금 액수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던 상태에서 박씨가 학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소송 결과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생각이었다. 박씨에 대한 임금 지급을 미루어 왔던 것에 불과하므로,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2심은 "학교 교원인사규정에 의하면 폐과로 강의시수가 없는 교원의 경우 연구비와 학사지도비를 제외한 금액을 보수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총장인 조씨로서는 대기발령기간 중에도 임금은 지급해야 하는 점, 박씨가 학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에서 임금 상당액 및 위자료만을 청구한 사실이 인정될 뿐, 문제되는 2016년 4월부터 11월까지 임금을 청구하지는 않아 소송에서 이 기간 임금지급의무 및 그 범위에 대해 쟁점으로 다퉈지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조씨에게 임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가 있었음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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