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민연금기금이
한진칼(180640)에 대해 경영 참여형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KGCI가 앞으로의 행보에 힘을 얻을 전망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KCGI와의 공조에 선을 그었지만 궁극적으로 방향성을 같기 때문이다.
1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한진칼에 정관 변경 주주제안을 하는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사회가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 선고가 확정되면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이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주주제안을 위해 조만간 금융당국에 한진칼의 주식 보유 목적 변경 신고를 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만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민연금이 한진칼에만 경영 참여형 주주권행사를 결정한 것은 10%룰 때문이다. 10%룰은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1주라도 변동이 있을 경우 신고하도록 한 제도다.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꿀 때는 매매 후 6개월 이내에 발생한 매매차익을 해당 기업에 반환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지분을 각각 11.7%, 7.34% 보유 중이다.
보건복지부에서 국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투자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했을 때 반환해야 하는 차익은 최대 489억원이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앞으로의 행보에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한진그룹 지배구조 문제 해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거나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지향점이 같다는 점에서 KCGI가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뜻을 확실하게 밝히면서 KCGI의 제안 등에 다른 기관투자가나 일반 주주의 참여가 높아질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에서의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과 KCGI가 사안별로 의견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KCGI는 한진칼에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추천하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의 교체를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하고 연일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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