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자유한국당 당권주자들이 대구·경북에 이어 21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열고 핵심 지지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황교안·김진태 후보는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반면, 오세훈 후본는 황 후보를 겨냥한 연설에 주력했다. 또한 황 후보는 총선 승리와 정권 탈환을 위한 보수 통합을, 오 후보는 한국당의 중도 확장 가능성을, 김 후보는 강한 보수 우파 정당을 각각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오세훈, 황교안, 김진태 당 대표 후보가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당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부산·울산·경남·제주권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국당 전당대회 제3차 합동연설회'을 열었다. 황 후보는 "일자리 예산을 54조원 퍼부었는데, 지난달 실업자가 무려 122만을 넘어섰다"며 "부산·울산·경남 경제는 폭망을 넘어 대재앙이다. 막무가내 탈원전으로 경남 기업 350개가 문 닫을 판이고, 부산·울산·경남을 떠받치는 자동차 산업은 세계 5위에서 7위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를 일으키고 안보를 지키려면 내년 총선은 반드시 압승해야 한다"며 "정권도 기필코 찾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이번에 전당대회를 잘 치르고 당이 완전히 새롭게 다시 태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백척간두 낭떠러지 앞에 서 버렸다"며 황 후보를 정조준했다. 그는 "이런 입장이면 내년 총선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야할 총선이 오히려 우리를 심판하는 선거로 둔갑될 게 눈에 보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말 없는 다수, 중도층의 표를 얻어내 내년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가는 데마다 김진태를 외치고 있다"며 "저는 문재인정권과 싸우러 나온 것이지, 우리 당의 후보와 내부싸움 하러 나온 게 아니다. 문재인정권과 함께 싸울 사람이라면 힘을 합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막말과 고성으로 소란을 피워온 '태극기 부대'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연설회에서는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18일 태국·경북 합동연설회 등에서는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강경 우파세력들의 집단 시위가 벌어졌다. 김 후보 측 지지자들은 타 후보들의 발언에 야유를 보내거나 고의적으로 '김진태'를 연호하는 방식으로 행사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밖에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엉망이 되고 있다', '야유와 과도한 발언이 넘친다'고 하는데, 이게 우리 당의 모습이 아니지 않느냐"며 "여러분이 야유가 나올 때마다 박수로 그 야유를 덮어달라"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누가 이 당의 주인인지, 이 당의 주인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당원들인지 보여달라"며 "걱정하지 말라. 작은 야유에 이 당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22일 성남에서 서울·인천·경기·강원 당원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연설회를 개최한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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