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주 '참이슬'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전 세계 80여개국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소주 수출 5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5384만달러의 소주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2.5% 성장한 수치다. 주류 시장이 감소세에 있는 일본 수출이 2.9%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역별 수출 실적을 보면 소주 한류가 불고 있는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6.9% 성장한 1420만달러, 미주 지역이 10.5% 성장한 1082만달러를 기록했다. 싸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갈등으로 2017년 급락했던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지역은 반등에 성공해 전년보다 36.0% 성장한 786만 달러를 수출했다.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세에 있는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도 172만달러를 수출해 전년보다 37.0% 성장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 실적은 지난 2013년 5804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일본 주류 시장 침체 등으로 2년 연속 하락해 2015년 4082만달러로 바닥을 찍었다. 반등은 2016년 선포한 '소주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동남아 시장 확대 전략적 요충지로 베트남 공략
하이트진로는 동남아 국가 가운데 경제 성장, 인구, 주류 소비 성향 등을 고려해 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를 소주 세계화를 위한 전략 국가로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주변 국가로 현지화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3월 기업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영업 활동을 확대해 왔다. 인구 약 9700만명의 베트남은 최근 빠른 경제 성장으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진출 중이며, 동남아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법인과 지사를 통해 한류 드라마 협찬, 한국형 프랜차이즈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현지인 대상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진로 포차'를 오픈해 운영하면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진행했으며, 올해 1월에는 하노이에 한국형 프랜차이즈 '진로바베큐(Jinro BBQ)' 1호점을 오픈했다. '진로바베큐는' 하이트진로 베트남이 팝업스토어와 '진로 포차'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인이 선호하는 업태와 메뉴 등을 고려해 만들어진 한국 식당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에서의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영업 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현지인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장학사업, 환아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의 소주 판매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109% 이상 신장을 보이는 등 고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민 위주의 시장에서 현지인 위주의 시장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하면서 교민 판매 대비 현지인 판매가 4배에 이르는 등 현지화에 안착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중상류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장소로 형성된 나이트 마켓을 기반으로 캄보디아 영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30 소비자를 타깃으로 TV 광고와 유명 뮤직비디오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안테나샵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을 시작으로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국민 축제인 '본움뚝(Bon Om Tuk, 물축제)'에 EDM 페스티벌을 3회째 개최하는 등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현지화 마케팅 등을 통해 소주의 세계화를 추진해가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 행사장에서 '진로360' EDM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필리핀은 증류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한류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높아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부터 현지 편의점 본사와 계약을 통해 200여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시켜 현지인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진로24', '참이슬', '자몽에이슬' 등 다양한 브랜드로 현지인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태국 시장은 2011년 현지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유통 계약을 맺은 이후 시음회, UCC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참이슬', '진로24'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교민과 현지인 시장에 맞춘 홍보 채널을 통해 '진로24', '참이슬'을 알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동남아 지역 공략 강화와 함께 미국, 중국 등 기존 수출국의 현지화 전략, 아프리카, 유럽 등 신규 시장 개척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소주 수출 실적 성장세는 2016년 8.0%, 2017년 8.5%에 이어 지난해에는 12.5%를 기록했다.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에는 수출 지역 다변화와 함께 수출 품목 확대, 현지화 프로모션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 타깃 다양한 프로모션 전개
하이트진로는 기존 교민 중심의 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현지인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 주요 교민 밀집 지역을 유지하고, 한류, 한식 트렌드 확산에 따라 현지인이 교민식당을 자주 찾는 것을 이용해 음식과 페어링한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LA 지역 내 30여개 중국 마켓에 '하이트', '참이슬' 등 10개 제품을 입점해 판매하고 있다. 또 1982년부터 2000년 사이 미국에서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소규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부 지역의 현지인 판매 확대를 위해 문화적 공감대가 많은 중국계, 베트남계를 우선 공략해 점차적인 현지화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 접점의 판촉 활동, 시음행사, 유명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 팝업스토어 운영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미국 현지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월 수출 전용으로 과일 소주 '자두에이슬'을 동남아에 수출하고, 9월에는 미국 시장에도 선보여 현지인 대상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미국 법인 하이트진로 아메리카는 지난해 10월 동부 지역인 뉴욕을 시작으로 한 달간 주요 대도시에서 제품 디자인을 랩핑한 전용 버스를 활용해 '자두에이슬' 홍보 투어를 진행하는 등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병돌이와 랩핑 버스 등이 퍼레이드에 참여해 '자두에이슬'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또 2012년부터는 LA 다저스와 7년째 이어오고 있는 파트너십을 통해 다저스 로고 사용권은 물론 다저스 구장 LED 광고 설치, 시음행사 진행 등 현지 야구팬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브랜드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참이슬 베이스의 베리 맛 칵테일 '아시안 브리즈'와 파인애플과 코코넛 맛 칵테일 '골드 러쉬'도 함께 판매한다.
미국 법인 진로 아메리카는 2017년 12월 LA 한인타운과 얼바인 중간에 있는 세리토스에 물류센터를 신설하고, 법인 사옥을 통합하는 등 물류 효율성을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접점의 판촉 활동, 시음행사, 유명 캐릭터와의 콜라보, 팝업스토어 운영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미국 현지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서도 소주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유럽에 알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3일간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에서 주류문화체험 공간인 '코리아 스피릿(COREA SPIRIT)'을 열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홍보했다.
일본 시장 라인업 강화…3년간 33% 성장률 달성
하이트진로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는 일본 주류 시장에서 회복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일본경제연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일본 전체 소주류 시장은 6.0% 이상, 한국 소주는 10.8% 이상 감소했다. 전체적인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참이슬'은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16.9'로 이원화하고, 과일 소주 시리즈(자몽, 청포도)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 강화를 통해 최근 3년간 3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오사카 유명 관광지 도톤보리의 '톤보리 리버워크'에서 시음행사를 개최했다. 이는 일본 법인 진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행사로 기록됐다. 참이슬 행사장에는 3m 높이의 참이슬 모형과 참이슬 부스를 설치해 관광객과 현지인에게 홍보 효과를 높였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총괄상무는 "세계 각 지역 현지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주의 세계화 전략이 아시아 지역부터 조금씩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더 많은 해외 소비자가 한국 소주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일본 오사카 톤보리 리버워크에서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시음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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