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면세점 갱신특허를 받기 위한 상생협력 분야 배점이 높아진 가운데 시내 면세점 중에서는 신라면세점이 사업계획서대로 가장 충실하게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M면세점은 비교적 항목별 이행도가 저조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관세청 면세점 사업계획서 이행내역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신라면세점은 사업계획서에 담은 중소·중견제품 판매실적, 중소·중견제품매장 설치비율, 고용창출, 각종 자선사업, 사회봉사, 중소·중견기업과의 공정거래 등 항목에서 대부분 100%의 이행률을 달성했다.
반면 SM면세점은 80% 이상의 이행률을 보인 항목이 없었다. 80% 이상 실적이 없는 곳은 SM면세점이 유일하다. 고용창출이 77%로 가장 높았고, 중소·중견제품매장 설치비율이 65%, 중소·중견제품 판매실적, 사회봉사, 중소·중견기업과의 공정거래 등에서 60%의 이행률을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매장별로 고용창출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와 일부 중소·중견기업지원 방안 적정성에서 우수했지만, 상생협력에 대해서는 이행률이 저조했다. 우선 본점은 중소·중견기업 판매실적 90%, 중소·중견제품매장 설치비율 99%, 고용창출 92%의 이행률을 보였다. 다만 기부금 75%, 사회봉사 60% 등 기업이익 사회환원 정도와 중소·중견기업과의 공정거래 60% 등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 정도가 다른 항목보다 낮았다.
월드타워점과 코엑스점은 각각 중소·중견제품매장 설치비율 100%, 중소·중견제품 발굴실적 100%의 이행률과 함께 지역인재 채용비율도 100% 달성했지만, 중소·중견기업과의 공정거래 이행률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중소·중견제품 판매실적, 중소·중견제품매장 설치비율, 고용창출 등에서 100%의 이행률을 보였다. 이와 비교해 사회봉사, 기부금, 중소·중견기업과의 공정거래 등에서 60%의 이행률로 다른 항복보다 낮았다. HDC신라면세점은 중소·중견제품매장 설치비율 100%, 고용창출 70%, 사회봉사 40%, 중소·중견기업과의 공정거래 60% 등으로 나타났다.
두산면세점은 중소·중견제품 판매실적, 중소·중견제품매장 설치비율에서 100%를 기록했다. 다만 고용창출, 중소·중견기업과의 공정거래 등에서 60%, 사회봉사 50%, 기부금 30% 등으로 조사됐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중소·중견제품매장 설치비율 100%, 중소·중견제품 판매실적 80%, 중소·중견기업과의 공정거래 60%, 사회봉사 50% 등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입·출국장인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의 이행률이 가장 높았다. 1터미널점은 기부금 10%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항목에서 100%로 나타났고, 지난해 1월 영업을 시작한 2터미널점도 중소·중견제품 판매실적을 제외하고 대부분 항목에서 100%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의 1터미널점의 이행률은 전체 항목이 60~80% 수준으로 조사됐고, 이들 면세점이 지난해 1월 영업을 시작한 2터미널점은 20~25% 수준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이 각 면세점업체의 사업계획서 이행내역 현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면세점 제도개선 TF 권고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사업계획서 이행내역을 공개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7년 7월 면세점 심사 과정의 투명성·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원 감사 통보에 따라 그해 9월 기획재정부는 면세점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제도 개선을 검토했다. 이후 TF는 지난해 5월 투명하고 공정한 면세행정을 위해 국민의 요구 수준에 맞춰 정보공개를 활성화할 것을 권고했고, 기재부는 7월 이를 포함한 세법개정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관세청은 대기업의 면세점 갱신특허를 심사할 때 상생협력에 관한 비중도 높였다. 관세청 산하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가 지난 1월 의결한 특허심사 평가기준 개선안을 보면 대기업 시내 면세점의 상생협력 분야 배점은 기존 250점에서 갱신특허 시 500점으로 확대됐다. 입·출국장 면세점의 배점은 기존 200점에서 600점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2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앞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