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 맥주 수입액이 처음으로 3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내에서 수입 맥주의 판매가 늘면서 주요 수입업체의 실적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배당금도 매년 늘면서 외화유출도 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수입 가격으로만 세금을 매기는 현행 주세법을 문제 삼는다. 수입업체가 초기 수입가를 낮춰 절세한 다음 그 가격경쟁력으로 점유율을 확장하고, 배당으로 본사가 수입가에서 감수했던 이익분을 되돌려준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네켄코리아의 지난 2017년 영업이익은 329억8178만원으로 전년보다 33.0% 증가했다. 그해 매출액은 980억111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3.6%에 달했다. 하이네켄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4년 182억8049만원, 2015년 212억9962만원, 2016년 247억8971만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의 영업이익이 2015년 3862억원에서 2016년 3723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17년 4941억원으로 다시 오른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하이네켄코리아의 매출액도 2014년 694억852만원, 2015년 749억8849만원, 2016년 810억5992만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특히 하이네켄코리아는 2017년 184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2014년 141억원, 2015년 141억2000만원, 2016년 144억5000만원에서 약 40억원이 오른 수치다.
중국 브랜드 칭따오와 독일 브랜드 에딩거를 수입하는 비어케이의 2017년 영업이익은 230억4430만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56.4% 상승했다. 비어케이의 매출액은 2016년 859억6774만원, 2017년 1180억3316만원으로 하이네켄코리아보다 높다. 비어케이는 2016년 60억원, 2017년 50억원을 배당했다.
이에 따라 수입업체에 유리한 현행 주세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세법 개정안은 현재 적용되고 있는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종가세는 제조 원가나 수입 가격 등 가격에 세율을 곱하는 방식이며, 종량세는 주류 용량이나 알코올 도수 등에 따라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수입업체가 수입 가격을 낮춰 신고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더 얻을 수 있어 종가세가 국내 제조업체를 역차별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가 매년 20%~30%씩 성장하는 등 공세가 심해지고 있다"라며 "심지어는 독일 사람도 모르는 독일 맥주가 수입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주세법이 종량세로 전환되면 낮은 가격으로 수입되는 것을 막으면서 국내 제조업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수제 맥주 등 영세업체 또는 중소업체가 생산하는 맥주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3억968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7.7% 상승했다. 맥주 수입액은 2015년 1억4186만달러, 2016년 1억8156만달러, 2017년 2억6309만달러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수입액은 2708만달러로 지난해 1월 2512만달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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