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롯데건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월드타워 준공 이후 기고효과 우려를 씻고도 남는 결과다. 자연히 수주역량, 기본기 등 내실강화에 힘써온 하석주 사장(사진)의 경영전략이 주목받는다. 실제 롯데건설은 그룹 일감이 급격히 줄었지만 외부 일감을 늘리고 내부 손실을 줄이는 등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해 3분기말 누적 기준 이미 영업이익은 3663억여원으로 사상 최대치인 2017년 3744억여원에 육박했다. 4분기 적자를 보지만 않는다면 기록 갱신은 무난해 보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7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상황은 분위기상 나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매출은 4조2132억여원으로 5조원을 돌파했던 2017년에 다소 못 미치지만 3분기까지 동기간 비교로는 앞선 실적이다. 신기록이 불가능하지 않다. 특히 2017년 매출,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에도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 기록(2006년 2905억여원)에 훨씬 못 미쳤던 반면 지난해는 3분기까지 1941억여원을 기록해 역대급 실적을 앞뒀다. 몸집만 키운 게 아니라 금고가 커지는 실속형 성과다.
이같은 실적은 자생력이 뒷받침돼 더욱 의미가 크다. 그동안 롯데건설 수주 물량에서 그룹 일감 비중이 30% 가까이 됐다. 그러다 롯데월드타워 준공, 롯데쇼핑 발주량 감소 등으로 지난해 비중은 10%대까지 쪼그라들었다. 그 속에 롯데건설은 수익성 좋은 자체 주택사업 등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2017년 7.1%에서 지난해 3분기 8.7%까지 높였다. 그간 굵직한 준공실적을 바탕으로 수도권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서도 여러번 승전고를 울렸다. 공항, 항만시설,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 다양한 시설 건축 및 수주 실적도 늘려나갔다. 영업 외 비용 손실을 줄여 당기순이익률도 2017년 0.6%에서 지난해 3분기 4.6%까지 개선됐다.
하 사장은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도 비용절감 및 선별적 시장 확대로 최대 실적 방어에 나설 전략이다. 앞선 신년사에서 '규모의 성장보다는 수익과 내실강화에 중점을 둔 경영목표를 수립했다'며 내부 결속을 다진 바 있다. 해외시장에선 초고층 건물 준공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기존 베트남을 넘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롯데캐슬 이상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강남 핵심 지역에서 입지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은 과거 브랜드를 나눴다가 이후 모든 공급 아파트를 고급화한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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