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23일 오후 2시를 앞둔 인천 SK행복드림구장. 1~2시간 전까지 비와 눈, 우박까지 내렸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말끔해졌다. 2019 프로야구 개막전 SK와이번스와 KT위즈의 경기를 앞두고 관중들은 삼삼오오 경기장으로 입장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2만2000명 관중들의 시선이 전광판을 향했다. 전광판에는 한 마리의 거대한 비룡이 나타났다. 영상 속 비룡은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와 관중석 등 구장 곳곳을 날아다녔다.
그래픽 이미지와 야구장의 실제 모습이 결합된 증강현실(AR)이다. 이 영상은 야구 중계방송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다. AR은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5세대(5G) 통신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 카메라나 전용 글래스를 통해 실사와 그래픽 이미지가 함께 어우러지는 AR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비룡 퍼포먼스는 AR 서비스를 프로야구 팬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룡은 SK와이번스 구단의 상징 마스코트다.
23일 SK행복드림야구장에서 열린 AR 비룡 영상 이벤트 캡처 화면. 사진/SK텔레콤
SK와이번스의 1회말 공격이 끝나자 전광판에 '김광현 선수가 2회초 수비에서 몇 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나왔다. 관중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SK텔레콤의 AR 앱 '5GX AR'이다. 앱에서 답을 선택하면 그 답이 종이비행기가 돼 구장으로 날아간다. 종이비행기들은 구장 곳곳에서 날아와 구장의 상공에서 군집 비행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장내에서 문제를 내고 카메라로 특정 관중을 지목해 답을 확인하는 기존 야구장의 이벤트와 다른 모습이다. 5GX AR 앱을 이용해 야구 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다. 가상의 AR 캐릭터와 카드를 이용해 각자의 스마트폰에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SK행복드림구장 내부의 각종 편의시설이 있는 곳에는 관중들이 다양한 5G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5GX 체험존도 마련됐다. 이 곳에서 5G망 기반의 중계를 볼 수 있다. 야구 중계는 SK브로드밴드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옥수수'에서 제공된다. SK텔레콤은 체험존에 5G망에 접속된 5G 스마트폰과 LTE(롱텀에볼루션)망을 사용하는 LTE 폰에 중계 영상을 띄웠다. 5G망 중계가 LTE보다 다소 빠르게 재생됐다. 영상도 5G가 더 선명했다. 5G의 초고속·대용량 특성 덕분이다. 중계 도중에 스마트폰 화면에 두 손가락을 갖다 대고 벌리면 화면 확대도 가능하다.
SK텔레콤 '5GX AR'앱에서 종이비행기가 구장 실사와 함께 나타난 모습(왼쪽)과 옥수수 소셜VR을 통해 야구 중계를 보는 모습. 사진/SK텔레콤, 박현준 기자
또 SK텔레콤은 LTE 기반의 옥수수와 타사의 OTT 서비스를 함께 재생해놓고 옥수수의 중계 속도가 다소 빠른 점을 강조했다. 회사의 모바일 전송 기술인 T라이브스트리밍이 적용됐다. 다른 한 쪽에서는 관람객들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한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그들이 이용한 것은 VR 콘텐츠 '소셜 VR'이다. 소셜 VR은 HMD를 착용하고 가상의 현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야구 중계 등의 콘텐츠를 즐기는 서비스다.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공간에 있어도 가상의 현실에 같이 접속해 함께 중계를 보며 채팅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이날 경기장 곳곳에서 관중들에게 5G와 AR을 알렸다. 공수교대 시간에 전광판을 통해 소셜 VR로 야구 중계를 보는 모습을 소개했다. 경기장 입구에 '5GX AR 앱을 설치하면 A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문구를 배치해 앱을 소개했다. SK 팬들이 응원 도구로 사용한 피켓의 한 쪽 면에는 'SKT 5GX' 문구가 들어갔다. 이날 SK텔레콤 5G 관련 사업부서 임원들과 직원들도 구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다. SK텔레콤은 이번 시즌동안 홈경기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5G와 콘텐츠를 소개할 계획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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