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제로페이를 쓰면 저희야 좋죠. 소비자한테도 불편하다기보단 낯선 것 같아요. 소비자를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소상공인 간편결제 ‘제로페이’의 주 수요층인 20~30대가 많이 찾는 연남동 상인들이 사용 활성화를 위해선 소비자에게 보다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 주변 상가를 찾아 유동균 마포구청장 등과 함께 제로페이 사용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박 시장 등은 꽃집, 커피숍, 책방 등에서 제로페이로 물건을 구매하고 직접 제로페이로 결제하며 제로페이의 신용카드 못지 않은 신속성과 편리성을 보여줬다. 또 250m 가량의 연남동 경의선숲길을 오가며 젊은 층을 만나 제로페이 홍보 전단을 알려주며 제로페이 사용을 독려했다. 박 시장은 지난 13일엔 중랑구의 전통시장에서 홍보캠페인을 벌이는 등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제로페이의 신속성과 편리성에 대해선 대체로 상인들도 공감했다.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 주변 상가는 61곳 중 32곳이 이미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가입해 52.4%의 가맹률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모두 4차례, 10만원 가까운 돈을 결제했으나 실제 소요된 시간은 대부분 결제당 1분을 넘기지 않았다. 박 시장이 여러 번 “신용카드보다 빠르다”, “정말 금방 되죠”라고 말할 정도였다.
단, 제로페이가 아직은 보급 단계로 실질적인 소비자들의 사용수단 중 하나로 정착하진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상인들은 “이제 가입한지 얼마 안 돼 아직 제로페이로 구매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하루 한 명 있을까 말까하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이후곤 필로커피 대표는 “관심있어 초기부터 가입을 했는데 소비자들도 어느 어플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오늘 박 시장을 만난 만큼 저희 가게에서 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아직 제로페이의 성패를 말하기엔 이른 만큼 곧 ‘대세’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박 시장은 “지금은 시범기간으로 정식서비스가 되면 밴(VAN)사와 카카오페이 등 거의 모든 간편결제 업자들이 동참할 것이다. 편의점과 각종 프랜차이즈도 가입하는 단계로 사용을 편리하게 할 포스(POS)시스템도 설치하고 있다. 셋업이 마무리될 5~6월이면 대세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간편결제가 활성화됐는데 우린 신용카드가 이미 보편화된 상황에서 전환하려니 시간이 걸릴 뿐이다. 신용카드도 ‘외상’이라는 오해를 받으며 긴 세월이 걸렸는데 제로페이는 이정도도 빠른 속도다. 조례를 개정해 공공시설 이용 시 300여 곳을 30%까지 할인해주고 소비자에게 보너스를 많이 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유동균 마포구청장도 “지자체 입장에선 소상공인에게 이득이 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니 마포구가 앞장서서 제로페이를 사용할 것”이라며 “처음 썼을 땐 불편할 수 있지만 세 번 쓰고 불편하단 사람은 못봤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필로 커피에서 소상공인 간편결제 제로페이로 커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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