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처음으로 4억달러를 돌파한 것에 이어 올해 1분기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시장에서의 담합 의혹에서도 벗어나면서 부담 요소를 해결한 것도 긍정적이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은 1억36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연간 수출액은 2016년 2억9036만달러, 2017년 3억8099만달러에 이어 지난해에는 4억1309만달러로 점차 늘고 있다.
이는 내수 시장의 규모가 정체되고, 업체별 점유율도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수출에 집중한 것이 반영된 수치다. 닐슨 코리아 집계 기준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1770억원, 2017년 2조1370억원, 2018년 2조1790억원 규모를 나타냈다. 지난해 기준 업체별 점유율은 농심 54%, 오뚜기 28%, 삼양식품 12% 수준이다.
농심은 '신라면'을 필두로 수출을 늘리고,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특설 매대를 운영하는 등 미국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농심은 현재 미국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15% 수준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기준 미국에 가장 많은 라면을 수출했다.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도 주요 수출국이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업체 최초로 소고기 등 육류 성분을 완전히 빼고, 채소 등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 '베지테리안 진라면'으로 인도 시장에도 진출했다.
농심과 오뚜기는 이달 라면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미국에서 제기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현지 사업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지난 2013년 소송 제기 이후 지난해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두 업체 현지 법인의 매출액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현지 업체와 소비자의 취하에 따라 소송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비용 등에 대한 문제는 없어졌다.
면류 매출액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삼양식품은 수출에 더 주력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스리라차볶음면', '한국짜장면', '까르보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매운맛', 지난해에만 10여종의 수출을 위한 제품을 개발했다. 또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확대를 위해 지난 1월 닝씽 유베이 국제무역 유한공사와 중국 총판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전 세계 무슬림 인구의 60% 이상이 사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말레이시아에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라면 제품 종류는 불닭 시리즈 9종 모두를 포함해 총 30종에 이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소비층인 10대~20대의 소비 감소로 내수 시장 정체가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라며 "더는 내수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수출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에서 매운맛 라면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라며 "현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전용 제품 개발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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