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국내 첫 해체 예정 원전인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해체산업을 적극 육성한다. 나아가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 원전해체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세계 5위권 내 원전해체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12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원전해체 산업육성 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원전 해체시장은 원전 30기 기준 약 22조5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당장 2030년까지 국내 원전 12기의 설계수명이 도래하면서 관련 시장도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 원전해체 시장규모는 549조원에 달하는 만큼 미래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선진국 대비 부족한 전문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시장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 표/산업통상자원부
우선 고리1호기 해체 시작 전이라도 일감을 창출해 선제적 투자를 추진한다. 고리1·2호기 터빈건물 격리공사와 월성1호기 최종해체 계획서 작성 사전용역 등 25개 관련 사업을 조기에 발주한다.
또 올해 하반기 내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기술 고도화·상용화 및 안전한 폐기물 관리를 위한 연구개발을 확대한다. 관련 산업육성과 중소기업 지원의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내 첫 원전해체연구소(경수로)를 부산·울산 접경지역인 고리원자력발전소 안에, 경주 감포읍 일원에는 중수로 원전해체연구소를 각각 마련한다.
나아가 원전해체 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생태계와 인력, 금융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에너지융합 일반산단(울산), 방사선의과학 산단(부산), 감포 단지(경주) 등 지역 산단을 중심으로 해체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해체수요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약 1300명의 재직인력 전환과 신규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또 원전기업 사업전환 펀드 500억원을 조성해 금리·대출을 지원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원전해체연구소를 해체산업 육성의 구심점으로 활용해 원전기업의 일감을 창출하고 원전 주변 지역의 경제활력을 제고하겠다"며 "국내원전의 안전한 해체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해 시장을 선점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이 세계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한다. 고리 1호기 해체 실적 축적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2020년대 중반까지 해외 해체 원전을 대상으로 단위사업을 수주하고, 2020년대 후반부터는 선진국들과 함께 제3국 공동진출을 추진한다. 2030년대부터는 국내 기업 중심의 사업 수주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원전해체 물량의 수급여건을 고려한 원전해체계획 총괄조정과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원전해체 기본계획' 수립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체 분야에 진입하려는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전문화를 위해 '원전해체 전문기업 확인제도',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설계승인 제도' 등을 신설한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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