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신발이 패션업계의 캐시카우로 부상했다. 캐주얼한 옷차림을 선호하는 경향에다 노동시간 감축 등으로 애슬레저 유행이 퍼져 수요가 커졌다. 이에 따라 신발을 주요 판매 품목으로 선보인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의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휠라 제품을 사기 위해 미국 타임스퀘어 풋라커 매장 앞에서 고객 대기 중인 모습. 사진/휠라코리아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신발 시장이 돌파구가 되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이번 1분기 매출액은 83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36.4% 상승했다. 국내외 비중을 보면 국내에선 1942억원, 해외에서는 6403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 같은 매출 상승은 어글리슈즈를 중심으로 캔버스화, 코트화, 슬라이드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판매가 고루 증가한 덕분으로 보인다. 특히 어글리슈즈인 디스럽터, 바리케이드 등 모델의 지속적인 인기가 매출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 디스럽터2는 출시되자마자 완판 행렬을 이어갔으며, 미국 슈즈 전문 미디어가 선정한 올해의 슈즈로도 선정됐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디스럽터2 제품이 1000만족 가까이 팔린 것으로 추정 된다"라고 말했다.
세계 신발 시장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신발시장은 2014년 2100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약 2.5%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2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신발 시장도 지난해 상반기 약 11%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앤에프는 국내에서 선보인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와 'MLB'의 신발 제품을 필두로 올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1분기 매출은 1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2.1% 성장했다. 지난해 디스커버리를 비롯해 대다수의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한 것에 비하면 상황이 반전된 셈이다. 디스커버리는 전체 매출에서 신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8%에서 올해 40%까지 성장한 만큼, 실적 개선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디스커버리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신발 카테고리 사업 육성을 본격화한다"라며 "지난 1월 선보인 버킷 디워커를 필두로 다양한 시리즈 제품을 출시해 관련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신발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용적이고 편안한 옷차림을 선호하는 풍토가 확산되는 것과 함께, 지난 몇 년간 애슬레저의 인기로 구두보다 운동화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에 따르면 2009년 3조8676억원 규모였던 국내 신발 시장은 지난해 6조5000억원대까지 오르는 등 확대 추세다. 또한 지난 2017년 기준 전체 신발 시장에서 운동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었다. 이는 2010년(36.2%)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에서는 삭스슈즈부터 어글리슈즈까지 운동화 아이템이 주요 패션 트렌드 키워드로 떠올랐다"라며 "나아가 신발이 브랜드 성장을 견인하는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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