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 6박8일간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6일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6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했다. 복지와 성장을 균형적으로 달성한 북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수준을 높이며 '혁신적 포용국가'의 길도 모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에서 진행된 '오슬로 포럼' 연설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다"라며 대화를 통한 상호 이해·신뢰 강화를 강조했다. 몇차례에 걸쳐 6월 내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고 "남북 간에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연락과 협의로 정상회담이 이뤄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고 했다.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는 ▲남북 국민 간의 신뢰 ▲대화에 대한 신뢰 ▲국제사회의 신뢰를 남북 간 '세 가지 신뢰'로 제안했다.
북한의 보다 적극적인 대화노력을 촉구하는 문 대통령의 이러한 메시지는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등 한반도 비핵화 협상 및 평화프로세스를 일거에 급진전 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공을 들인 또다른 분야는 혁신성장이다. 첫 순방지인 핀란드에서는 '유럽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오타니에미 산학연 연구단지를 찾아 스타트업 협력을 강화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수소경제 및 저탄소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어 수소경제 협력을 모색했다. 스웨덴에서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6억3000만 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는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순방에서 산업 및 과학기술 협력분야 협정과 MOU, 인증서 확보 등의 성과는 총 38건이다. 이 중 첨단조선, 북극, ICT, 수소경제, 에너지, 혁신 기술 분야와 관련해서 총 22건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5G+와 6G 기술 협력, 4차 산업혁명, 수소경제 등 신재생에너지, 로봇, 신소재 등 첨단 기술 산업분야에 대해서도 9건의 MOU가 체결됐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선 총 6건의 MOU를 맺었다.
포용성장도 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킨 북유럽의 지혜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드레아스 노를렌 의회 의장 등과의 면담에서 "한국은 미국식 발전모델에 따라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그만큼 극심한 양극화가 생겨나는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면서 "이제는 포용복지, 성평등, 평화, 혁신의 길로 나아가려 한다. 한국은 북유럽 3국의 앞서나가고 있는 포용, 평화, 혁신의 가치를 배우고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기 전 SNS에 글을 올려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의 성과가 경제 활력과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혁신적 포용성장의 파트너로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3개국과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체제가 구축됐다"며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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