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가 인공지능(AI) 아파트 확대에 속도를 낸다. 건설사와 손잡고 신규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진행됐던 AI 서비스를 기축 아파트 개별 세대로 확장한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개별 고객으로 확대하는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기가지니 이용자 저변을 넓히려는 차원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기가지니 홈 IoT 서비스 내 '기가지니아파트슬림'을 최근 출시했다. 스마트홈 전문 기업인 코맥스랑 협업해 월패드를 기가지니 홈 IoT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하는 시스템으로, AI 아파트 플랫폼 역할을 한다.
기가지니아파트슬림을 활용하면 기존 아파트 입주자들도 KT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으로 집안을 제어할 수 있다. 코맥스 월패드와 기가지니 홈 IoT 앱을 연동하면 음성으로 아파트 승강기 호출, 조명·난방·가스밸브 제어, 차량입차 등 확인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연동돼 있는 스마트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제어할 수 있는 식이다. 기가지니 홈 IoT 앱을 통해 집 밖에서도 집안 상태를 조회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 가령 월패드에 외출 방범 설정 후 열림감지기가 반응할 경우 앱에 경보음이 울려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대단지 신축 아파트 위주로 진행됐던 서비스들이다. KT는 아파트 시공 단계부터 참여해 IoT 플랫폼을 붙박이 가구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빌트인화 했다. 이로 인해 IoT 기능이 있는 가전제품은 물론 승강기·주차장 등 공용시설과 난방·조명·가스 등 집 안 시설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 전시된 KT AI 아파트 시스템.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기가지니아파트슬림은 전국 5개 아파트 단지에서 시범 서비스 중이다. KT 인터넷과 인터넷(IP)TV를 신청하는 고객들의 경우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KT가 운영 중인 반값초이스의 일종이다. 반값초이스는 고객이 KT 인터넷과 IPTV 신규가입 때 TV·노트북 등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신규 가입자 대상 혜택이기는 하지만 가격 부담이 낮아 기가지니아파트슬림 서비스가 확대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KT 관계자는 "기가지니 이용자 확대를 위한 차원"이라면서 "신축 아파트 입주자들뿐만 아니라 기축 아파트 입주자들에게도 고루 서비스가 전달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성도 나쁘지 않다. 신축 아파트보다 기축 아파트 범위가 더 큰 까닭이다. 신축 아파트는 대규모로 수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축 아파트 대비 시장은 작다. 기축 아파트는 세대별 계약을 해야 하지만 세대수 자체로는 신축 세대수를 능가한다. 아파트 시스템이 잘 정착되면 아파트 외 일반 세대로 확대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업계에서는 AI 아파트 확대를 위한 전면전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동통신 3사는 AI 아파트 확대를 위해 건선사와 직접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사업을 넓혀왔다. 이번 기가지니아파트슬림을 통해 AI 아파트 확대 속도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들이 발빠르게 스마트홈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건설사와 협력을 넓혔던 데서 나아가 개별 세대로 경쟁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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