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회동에 북한땅 밟은 미 대통령까지…세계사 새로 썼다
문 대통령 "비핵화 평화프로세스 큰 고개 하나 넘었다"
김정은 "트럼프와 훌륭한 관계, 난관 극복 신비로운 힘"
트럼프"우리만남 역사적 순간…군사분계선 넘어 큰 영광"
2019-06-30 18:36:58 2019-06-30 18:36:5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두 개의 새 역사가 쓰였다.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사상 최초의 남북미 3자 정상회동이 30일 성사됐다. 1953년 6·25 정전협정으로부터 66년만이다. 또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데 이어 정상회담에 준하는 북미 양자회동을 통해 멈춰 있던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트위터를 통해 깜짝 북미 회동을 제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를 과감하게 수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그리고 조연을 자처하며 이 만남을 적극 지원한 문재인 대통령의 합작품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함께 판문점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후 3시45분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과 군정위 소회의실(T3) 건물 사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다. 이어 두 정상은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판문각을 향해 이동해 기념사진을 찍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최초로 북한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분계선을 넘은 것은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의 만남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선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화답했다. 양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던 문 대통령이 3시51분에 합류하면서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완성됐다. 둥글게 모인 세 정상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남북미 정상은 함께 자유의 집 내부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별도의 장소에서 대기하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성조기와 인공기가 함께 배치된 회의장에서 약 53분간 비공개 단독회담을 했다. 사실상의 정상회담이다. 회동을 마친 남북미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건물을 나왔고, 북미 정상은 북측으로 향하는 김 위원장을 환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아주 좋은 회의를 했다"며 "양국은 조만간 팀을 지정해 그 실무진이 세부적 내용을 협상하도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3주 안에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을지 실무진들이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무진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주도 아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팀을 꾸리게 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 회동에 앞서 "우리 훌륭한 관계가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맞닥뜨릴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신뢰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며 평가했다. 이어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면서 "양측이 실무자 대표를 선정해 이른 시일 내 실무협상을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눈앞에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나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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