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기독교계에 "남북 평화와 통합의 정치를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 초청 오찬'에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독립, 경제발전, 민주주의, 인권, 복지에 헌신해 주고 이끌어 준 것에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해 온 역할에 더해 기독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남북 간 긴장상태를 회고하며 "지금 1년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평화와 비교하더라도 우리가 가야될 길이 어딘가라는 것은 자명하다"면서 "평화를 만들어내고, 또 남북 간 동질성을 회복해 다시 하나가 되어 나가고 하는 과정에 기독교계가 좀 더 앞장서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처럼 독재·반독재, 민주·비민주가 아니라 함께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서 손잡고 나아가는 그런 통합된 시대, 통합의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그게 지금 잘 되는 것 같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정치가 해야 될 책무이지만 정치가 스스로 통합의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으니 종교계에서, 특히 기독교에서 통합의 정치를 위해 더 역할을 해 준다면 정말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이승희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는 지난 주말 남북미 판문점 회동을 언급하고 "그 감동이 한반도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도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나누어진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통합하는 일에 정부와 교회 사이에 소통의 창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찬에는 이 목사 외에도 이영훈(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목사, 유낙준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김필수 한국구세군 사령관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 12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교단의 규모와 역사성 △인가된 신학대학 졸업 여부 등을 기준으로 초청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기준 미달로 초청 대상에서 제외했다.
문 대통령이 종교인들과 청와대 오찬 자리를 가진 것은 지난 2월18일 천주교·개신교·불교·유교·원불교·민족종교 등 7대 종단 지도자과의 만남 이후 4개월 여 만이다. 이달 말에는 불교계 인사들을 초청해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