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토전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지상파와 통신사가 통합 서비스를 내놓는 데 이어 CJ ENM과 JTBC의 통합 OTT 출범이 예고됐다. 넷플릭스로 촉발된 국내 OTT 시장에 덩치를 키운 OTT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국내 OTT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진입했다.
CJ ENM과 JTBC는 17일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통합 서비스하는 합작법인(JV)을 내년 초까지 설립하고, CJ ENM이 서비스 중인 OTT 티빙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플랫폼을 론칭하기로 합의했다.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한다.
양측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각축장이 된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의 기획·제작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가 효과적으로 서비스될 수 있는 타깃별 최적의 플랫폼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뜻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추가 제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며 통합 OTT를 중심으로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자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조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합은 콘텐츠제공업체(CP)가 뭉쳤다는 데 의미가 크다. CJ ENM과 JTBC는 지상파를 위협하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자회사로 드라마 제작사도 두고 있다. 시청점유율도 지상파를 앞선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도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산정결과에 따르면 CJ ENM은 12.637%로 2017년보다 1.64%포인트 올랐다. 특히 MBC를 제치고, KBS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JTBC는 9%로 2017년 대비 0.45%포인트 하락했지만, 종편PP 중 1위를 기록했고, SBS보다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OTT가 콘텐츠 경쟁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OTT를 능가할 힘을 가지고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CJ ENM·JTBC OTT 출범이 예고되면서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 연합군인 웨이브와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3파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웨이브는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매출 5000억원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3000억원을 콘텐츠 확보에 투자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 진출 이후 3년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1500억원을 투자했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바탕으로 자체 제작뿐 아니라 외주 제작을 통한 투자자도 겸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업체 디즈니가 11월 출시하는 OTT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까지 가세할 경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OTT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취향에 따라 콘텐츠를 골라볼 수 있는 환경이 열리고, 시장 자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 초기 가격 경쟁을 벌이며 OTT 시장 수익성을 낮출 수 있는 점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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