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검) 순위 도배, 악성댓글(악플) 등 포털 서비스 논란으로 몸살을 앓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서비스 개편을 단행했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주제별 검색어의 실검 노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이용자들은 시사, 엔터, 스포츠 등 관심 있는 분야의 검색어에 가중치를 두고 노출 강도를 조절해 '나만의 급상승검색어 차트'를 만들 수 있다. 먼저 이벤트, 할인정보 광고 검색어에 이 기능을 적용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안에 네이버 모바일에 우선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후 PC 네이버로도 기능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급상승검색어 서비스를 이용자 개인화 검색차트로 개편한다. 사진/네이버
"KISO 토론회 후 대안 마련"…네이버, 실검 도배에 칼 빼들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은 지난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두고 일부 지지·반대자 이용자들이 '조국힘내세요', '조국사퇴하세요' 등을 실검 상단에 밀어올리며 논란이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특정 세력 이용자의 '실검 밀어올리기' 행태를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가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되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공청회 논의를 통해 필요한 것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달 열린 국감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네이버는 이러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 개편을 단행했다. 이벤트, 할인정보 광고 검색어에 검색어 노출 강도 조절 기능을 우선 적용한 것도 KISO 토론회 지적을 반영한 수순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열린 KISO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 참석자들은 상업·광고성 실검의 문제점을 여러차례 지적한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모든 이용자가 같은 검색 순위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 꾸준히 고민했다"며 "(고민 끝에) 집중도를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개인별로 필요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단일 이슈에 대한 유사한 검색 키워드를 묶어서 보는 '그루핑' 기능도 준비 중이다. 비슷한 검색어가 실검 순위를 독차지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검색어 순위에 '아시안게임 축구', '아시안게임', '축구', '축구 아시안게임' 등 이용자가 봤을 때 같은 검색어로 인식할 수 있는 검색어를 아시안게임 축구' 하나로 묶어 보여주는 방식이다.
카카오 "인물에 집중"…'샵탭' 실검 제외·연예뉴스 댓글 폐지
카카오도 네이버와 같은 논란에 시달린 후 전면적인 포털 개편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년 상반기까지 다음 서비스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 공동대표는 당시 "뉴스를 포함해 댓글, 실검 등 서비스가 낳은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할지 오랫동안 고민했다"며 "(내년 상반기) 서비스 정책 개편 전에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이용자 반응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그 시작으로 같은날 카카오톡 '샵탭' 검색에서 실시간이슈검색어를 제외했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특히 포털 서비스를 통해 노출되는 '인물'에 집중하며 댓글, 검색 등 기능을 개편할 예정이다. 최근 한 연예인이 포털을 통해 재생산되는 이슈와 논란에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선택이다. 카카오는 먼저 지난달 31일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했다. 이용자들은 더이상 다음의 연예뉴스에서 댓글을 확인하거나 올릴 수 없다. 과거에 달았던 댓글만 로그인 후 개인 계정 자세히 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인물 연관 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할 예정이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서비스 개편 이유에 대해 "연예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은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데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다"며 "관련 검색어도 검색 편의를 높인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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