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검찰조사 받고 "앞으로 힘들어질 것 같다"
청와대 "하명수사 지시한 바 없다…고인 관계여부도 확인된 바 없어"
2019-12-02 19:32:04 2019-12-02 19:32:04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2일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한 A 검찰 수사관의 사망과 관련해 "청와대는 하명수사를 지시한 바 없다"며 "고인이 해당 문건과 관계돼 있는지도 아무것도 확인된 바 없다"면서 A수사관을 '백원우 첩보 문건 관여 검찰수사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특감반원'이라고 지칭하며 '하명수사'를 기정사실화하는 일부 언론을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내고 "고인이 되신 동부지검 수사관이 울산에 내려간 것은 울산시장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청취 때문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고 대변인은 고인과 울산에 동행한 민정비서관실 행정관(A행정관)의 말을 전했다. A행정관은 "김기현 사건에 대해 당시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던 사안"이라며 울산 방문에 대한 경위와 고인과의 통화 내용을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21일(울산지검 조사 전날) 민정비서관실 관계자(행정관 B)에게 전화를 걸어 "울산지검에서 오라고 한다.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울산 고래고기 때문으로 밖에 없는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인은 한 시간 뒤 A행정관에게 전화해 "솔직히 우리가 울산에 간 게 언제인지 알고 싶어 전화했다"며 오히려 울산방문시기를 물어왔다.
 
수사직후인 24일 고인은 또다시 A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와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 그런 부분은 내가 감당해야할 것 같다. A행정관과 상관없고, 제 개인적으로 감당해야할 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A 행정관은 "울산 고래고기 사건'으로 검찰과 경찰의 다툼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상황에서 본인은 2018년 1월11일 고인과 함께 KTX를 타고 울산에 가게 됐다"면서 "본인과 고인은 우선 울산해양경찰서를 오후 3시쯤 방문해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내용과 의견을 청취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본인은 울산 경찰청으로, 고인은 울산지검으로 가서 각 기관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면서 "본인은 오후 5시 넘어서 울산 경찰청에 있는 경찰대 동기 등을 만나 경찰측 의견을 청취한 뒤 귀경했다. 고인은 울산지검으로 가서 의견을 청취하고 따로 귀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 행정관은 "다음날 오전 사무실에서 울산 방문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던 중, 당시 문무일 총장이 울산 고래고기 사건 관련 대검 감찰단을 내려보내 수사심의에 붙인다는 보도가 있어 보고서에 반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고인을 '백원우 첩보 문건 관여 검찰수사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특감반원'이라고 지칭하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무엇을 근거로 고인을 이렇게 부르는지 묻겠다"며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언론에 거듭 촉구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1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2019년 3분기 가계소득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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