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가 원활한 마스크 수급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수급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일각에서는 그동안 중단됐던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12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개성공단에서 부족한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는 청원이 3개나 올라와 있다. 지난 6일 가장 먼저 올라온 '코로나19 방역장비(마스크 등)의 개성공단 생산 제안'의 경우 이미 1만473명이 찬성 의사를 나타내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도 이러한 주장이 허황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염병은 단기에 확산하는 반면 방역용품은 단기 공급이 불가능하다”며 “개성공단의 인력과 장비, 공장을 활용하면 국내 수요는 물론 세계적 수요까지 감당 가능하다”고 밝혔다.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에 생산 설비와 숙련 노동자가 있는 만큼, 공단 가동을 통해 마스크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경협의 불씨를 살려 남북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개성공단 재가동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정의당 원내대표 윤소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재가동을 정부에 요구했다.
윤소하 의원은 “개성공단에는 마스크 제조 공장 1개와 봉제공장 70여 곳이 있으며,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면 하루 1000만장의 면마스크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UN 대북제재가 문제인데 이 역시 코로나19 대응 자체가 인도주의적인 문제라 얼마든지 UN 제재를 피할 수 있고, 우리가 사용하고 남는 마스크와 방호복은 UN을 통해 가장 필요한 국가부터 보급하겠다는 제안을 하자”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 재가동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개성공단에서 마스크 1000만장을 생산하자는 주장은 계산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실질적인 생산 가능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며 ”취지엔 공감하지만 현실적 제약이 많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지난 2월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개성공단폐쇄 4년 재개촉구각계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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