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코로나가 소환한 고용의 '민낯'
2020-05-06 06:00:00 2020-05-06 06:00:00
오늘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한데도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순 없다. 하지만 45일간 진행해온 사회적 거리두기감에 따른 피로와 100일 넘게 진행된 코로나19 여파에 따르면 전보다는 조금 더 일생생활과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영위해 갈 수 있을테다.
 
그간 코로나19 생활속에 살면서 노동시장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게됐다. 특히 유연근무 가능성을 시험했고, 위기가 직면했을 때 취약계층의 일자리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드러났다. 단지 재택근무로 일자리를 이어가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소득이 완전히 끊어져 생계가 막막한 이들도 생겼다. 결국 코로나19 위기가 소환한 숙제를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혹은 유야무야 하다 다시돌아갈 것인지 기로에 선 셈이다.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상당한 갈등과 어려움에 직면할테고, 그대로 두면 추후 어떤 위기가 왔을 때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여파에서 고용문제의 '민낯'은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였다. 특수고용노동자,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 전체 취업자 중 고용보험 미가입자가 절반이나 된다. 3월 취업자수는 26609000명인데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782000명이다. 작년 8월기준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임시직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30.1%, 일용직은 5.5%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가입률 70.9%에 비해 크게 낮다.
 
정부가 수많은 고용대책을 내놨지만 이들에게 혜택이 간건 고작 최대 150만원 지원 정도다. 임시처방인 셈이다. 실제 정부가 그간 내놓은 대책들을 보면 거의 고용보험 가입자에 한해 혜택이 가능하다. 일시적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주가 불가피하게 휴업·휴직을 실시하고 수당을 지급할 때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은 최대 90%까지 확대했다. 사업주는 인건비의 10%만 부담하면 휴업·휴직이 가능한 것이다. 실제 4월말 기준 653건으로 작년 지원 사업장 1514건 대비 40배 늘었다. 일자리 안정자금 또한 10인미만 기업의 지원금을 추가로 7만원씩 확대했다.
 
일자리를 잃었을 때 소득유지를 위해 필요한 '실업급여' 또한 고용보험 가입자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3월 실업급여를 신청한 노동자는 156000명이다. 코로나19 타격으로 1년 전보다 신청자가 31000명이 늘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증가다. 실업보험제도를 포함한 정부의 정책들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위기에 대응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분명한 것이다.
 
이제는 취업자의 절반이나 되는 고용 사각지대를 안정망 테두리에 들어오게 해야한다. 정부는 '모든 일하는 사람의 고용안전망'을 위해 나서야 할때다. 지난 1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건강보험처럼 전 국민 고용보험을 갖추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이 코로나19 위기가 소환한 숙제를 풀어야 할 '골든타임'으로 보고, 고용보험 체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하늬 정책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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