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북한 매체가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책임자들에 대한 철저한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목소리를 낸 데는 군부정권과 미국까지 비판하려는 정치적, 지정학적 목적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8일 편집국 명의로 '전대미문의 반인륜적 범죄를 강력히 단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토문을 내고 "광주 인민봉기자들의 피맺힌 원한은 결코 망월동의 무덤 앞에 추모의 꽃송이를 놓는다고 하여, 가슴 아픈 추억과 통탄의 눈물을 떨군다고 하여 씻겨지는 것이 아니며 더욱이 정권이 바뀐다고 하여 가셔지는 것도 아니"라며 이같이 단언했다.
이 매체는 "오직 대학살자들에 대한 단호한 판결, 그 후예들에 대한 철저한 청산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피로 얼룩진 반인륜적 범죄는 천추만대를 두고 단죄 성토되어야 하며,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5·18민주광장에서 기념식 리허설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체는 성토문에서 5·18을 "남조선 각지에 민주화 열망이 고조됐던 1980년 봄, 전두환 신군부 일당이 유신 철폐를 요구하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살육한 사건"이라고 봤다. 이어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4번이나 바뀌었지만 5·18 진상 규명과 학살 주범 처벌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피의 향연을 즐긴 살인마 전두환 역도는 오늘도 백주에 거리를 활보하며 민심을 우롱 모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5·18과 관련, 미국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광주대학살 만행의 뒤에는 미국의 검은 마수가 뻗쳐있다"며 "미국은 광주인민항쟁으로 남조선에 대한 저들의 지배 체제가 밑뿌리째 뒤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전두환에게 남조선 강점 미군 사령관의 지휘하에 있는 병력을 봉기 진압에 투입할 수 있도록 묵인 허용해주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공공연한 사주와 후원 밑에 전두환 군부 살인마들은 그 어떤 주저도 없이 최전방의 군사무력을 동원하여 대살육 작전을 무자비하게 감행해 나섰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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