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라며 "이제라도 용기를 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국가폭력을 자행한 가해자들에게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5·18 민주광장은 1980년 당시 시민군과 항쟁지도부의 활동 거점이자 계엄군에 맞선 '최후의 항쟁지'로, 정부주관 기념식이 이곳에서 치러진 것은 1997년 국가기념일 제정 이후 처음이다.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특히 전두환 신군부가 자행한 국가폭력 진상 규명과 광주 시민들이 발휘한 연대와 희생의 '오월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5·18 유공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왜곡과 폄훼는 더이상 설 길이 없어질 것"이라며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들"이라며 진상규명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며 신군부의 총칼 앞에서 5·18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나눔과 연대, 공동체 정신 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이라며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5·18 기념식 참석은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이번이 취임 후 세번째다. 기념식은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열렸다. 5·18에 대한 이념적 논쟁과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부당한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항거한 5·18 정신을 미래 세대에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념식을 마친 문 대통령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장 등과 함께 헌화·분향했다. 이어 2묘역에 안장된 이연씨의 묘역를 참배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당시 전남대학교 1학년이었던 이씨는 YMCA 회관 내에서 계엄군과 맞서다 체포됐고,이후 트라우마로 고통받다 지난해 사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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