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한국은행이 10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16개월째 기준 금리 동결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금통위는 지난 2008년 2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지금까지 여섯차례 인하하면서 2%대로 꽁꽁 묶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등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어 이번 금통위에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 물가 인상 압력, 먼저 막아야
국내 경제만 놓고 보면 당장 금리 인상이 이뤄져도 늦은 감이 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8.1%를 기록해 급속한 'V'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9일 발표된 통계청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가 8년 1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58만6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3.2%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의 회복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에서 금리 동결의 단골 이유로 내걸던 '민간 경제의 자생적 회복'이 가시화되는 셈이다.
여기에 5월 생산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4.6% 상승해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가 조만간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까지 이어지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수 밖에 없다.
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흡수해야만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물가 인상 압력을 피할 수 있다.
◇ 유럽發 재정위기에 건설사 부도, 가계부담까지 `첩첩산중`
문제는 급속히 불거진 유럽의 재정위기. 리스 등 일부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로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부산에서 열린 주요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당장 유럽발 재정위기가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금통위가 대외경제 불확실성의 결정적 요인으로 내세웠던 유럽 재정위기가 오히려 확산되는 한 금리 인상은 더더욱 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 경제의 '건설 그늘'이 짙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달 30일 남양건설에 이어 7일 성우종합건설, 8일 진성토건 등이 줄줄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혹은 부도처리됐다.
경기가 좋았던 지난 몇 년간 고분양가로 수요 이상 공급이 많아지면서 중견건설사의 추가 부도 가능성은 높다. 이들 건설사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을 해준 금융권 부실도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금리가 오르면 1분기 267조2000억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부담이 늘면서 가계 가처분소득도 줄게 돼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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