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구조가 변화하고 교역이 둔화하는 등 경제 주체들이 상당한 진통을 겪게 돼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한 국가경제의 기초체력이라 볼 수 있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위해 디지털경제 등 신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는 조언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위해 디지털경제·바이오헬스산업 신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사진/뉴시스
29일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 변화와 우리 경제의 영향:우리나라 중장기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 이후 경제구조변화 및 요소투입 부진으로 잠재성장률의 하락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ICT산업 확대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잠재성장률 하락세의 가속화를 늦추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970~1980년대 연 10%에 육박하는 수준을 유지했지만 1990년대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에는 6% 후반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2001~2005년)에는 4~5% 수준을 금융위기 이후 2009~2019년까지는 연 평균 3%초반대를 나타냈다. 한은은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2.5% 수준으로 추정한 바 있는데 코로나19 여파에 하방압력이 증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더라도 가계·기업·정부의 형태가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대공황, 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경제위기 때마다 중요한 경제구조 변화를 초래했 왔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번 코로나19도 탈세계화 등 그에 못지 않은 환경과 시스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계는 생계와 안전에 위협을 겪으면서 위험회피성향이 높아지고, 기업은 예기치 못한 생산차질을 겪으면서 효율성뿐만 아니라 복원력·유연성에도 큰 가치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가계 및 기업의 비대면 활동 유인이 커지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보호무역 강화, 인적교류 약화로 탈세계화 추세도 강화될 것으로 본 셈이다.
이에 ICT 중심의 디지털경제 전환과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잠재성장률 하방압력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제언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총요소생산성은 2010년을 지나면서 급격히 하락한 이후 최근 정체된 상태"라며 "디지털경제·바이오헬스산업 관련 부분 생산성이 향상되면 파급효과가 경제전반에 미치며 생산성 정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