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찬희)와 전국 지방변호사회가 지난 27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발표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 등 개혁안에 대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대한변협과 전국 12개 지방변호사회는 29일 성명을 발표하고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 후 이를 고등검사장에 나누어 주고, 법무부장관이 각 고등검사장을 지휘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변협 등은 "현재 검찰총장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집중되어 있어 이를 분산함으로써 법무부와 검찰, 검찰 내부 간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게끔 하는 권고안의 취지는 적극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또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검찰에 대한 개혁과 검찰의 중립성·독립성 확보는 조화롭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협 등은 "검찰청법 8조가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라고 규정한 것은 정부의 구체적인 사건 개입 시도가 있을 때 검찰총장이 수사의 공정성을 위해 이에 맞서라는 의미"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법은 검찰총장의 임기를 2년 동안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검찰총장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이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침해 위험이 없는 다른 방법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변협 등은 "법원의 경우에도, 법률의 해석·적용의 통일을 추구하고 판결의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법원을 정점으로 하는 법원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면서 "물론 검찰은 법원과 같은 사법기관은 아니며, 검찰권의 행사는 법원에 의해 통제되지만 검찰 또한 실체적 진실발견 등을 위해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하는 준사법기관인만큼, 대검찰청을 기점으로 한 통일적인 검찰권 행사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협 등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이 검찰에 대한 개혁을 통해 공정한 검찰권 행사 및 검찰에 대한 신뢰 확보 차원에서 제시되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권고안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면 당연히 수정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법무부 장관과 전국 5개 고검장에게 분산함으로써 사실상 검찰총장의 수사지휘 권한을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개혁안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를 통한 공식 입장으로 "검찰 수사 지휘 체계의 다원화 등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논의인 만큼 개혁위원회 권고안 등을 참고하고, 폭넓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심층적인 검토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법무부는 검사를 사법 절차의 주체로 규정한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취지, 견제와 균형을 통한 권력분립의 원칙, 선진 형사사법제도 입법례 등에 비춰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형사사법의 주체가 검찰총장이 아닌 검사가 되도록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