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코로나19 사태 조기 극복을 위해 연준은 평균물가안정 목표제를 도입하고 2% 물가상승률 달성 시까지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제로금리 유지에도 부정적인 경기 전망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소폭 올랐지만 나스닥과 S&P 500리 하락 반전하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내놓은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또 별도로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서 오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 향후 경로는 코로나19 추이에 상당 부분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도전적인 시기에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한 모든 범위의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 3월15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나 전격 인하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해오고 있다.
또 연준은 "최대 고용 평가와 부합하는 노동시장 조건과 장기간에 걸친 2% 물가상승률이 달성될 때까지는 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전례없는 평균물가안정 목표제 도입에 따라 통화정책 목표를 고용시장 회복에 맞춘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활동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고, 앞으로의 길은 정말 불확실하다"면서 "올해 초 경제활동과 고용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고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재개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완전한 경제 회복이 달성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표를 통해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 등 고용 지표 부진세가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우려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지속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생한 일시 해고자 중 3분의 2가 일자리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2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영구실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경기 부양 의지에도 암울한 경제 전망에 따라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장 초반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는 차츰 하락 반전했다. 특히 애플 등 기술주 낙폭이 컸던 점이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71포인트(0.46%) 하락한 3385.4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39.85포인트(1.25%) 떨어진 1만1050.47로 마감했다.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6.78포인트(0.13%) 오른 2만8032.38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약 3% 급락했고 아마존과 넷플릭스도 2.5% 가량 내렸다. 테슬라는 1.8% 하락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화상으로 진행된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 중인 모습.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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