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테슬라 실망과 니콜라 논란이 겹쳐 미 기술주가 추락세다. 최근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도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 배터리데이 이벤트에 미 증시는 실망감을 표출했다. 23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10.34% 폭락했다. 행사를 앞두고 전고체 배터리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으나 가능성은 낮았다. 실제 테슬라는 전고체가 아닌 기존 원통형 리튬이온배터리의 개선 버전을 소개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시장은 실체 없는 소문에 더 쏠렸던 듯 보인다.
테슬라가 꺼낸 ‘탭리스’ 배터리도 기술 난이도 자체는 높은 것으로 평가되나 양산시점이 관건이다. 테슬라는 이미 파일럿 생산 단계를 앞두고 있다고 밝혀 양산은 빠르면 내년, 늦어도 후년쯤 예측된다. 하지만 업계나 시장은 그보다 더 늦춰질 것으로 내다본다. LG화학이나 삼성SDI 등 배터리 선발주자들 역시 비슷한 기술을 개발해왔으나 그보다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에서다. 테슬라 발표에 거품이 껴 있다는 평가다.
니콜라 사기 논란으로 기술주의 장기적인 비전 발표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니콜라는 최고 경영진 사퇴로 의혹이 커진 와중에 사업차질도 현실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니콜라가 영국 에너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몇몇 협력사와 벌여오던 수소충전소 사업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기술주 상승여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부정적 소재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국내 증시도 비슷하다. 네이버, 카카오,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기술 관련주는 고점을 찍고 내려와 계단식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LG화학은 물적분할 이슈까지 겹쳐 낙폭이 크다. 24일 장초반 이들 종목은 여전히 약세를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감염자 확산세가 걷히지 않아 경기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1~9월 전세계 노동소득은 3조5000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연준 부의장은 제로금리를 유지해 경기 부양 의지를 밝혔으나 경기둔화 반증으로도 해석된다.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도 껴 관망세도 겹칠 전망이다. 연말로 갈수록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한 주식매도가 이어질 우려도 있다. 올해 ‘동학개미’가 몰린 만큼 양도세 대상이 될 주주도 많을 것이란 추측에서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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