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그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 “고민의 답 얻은 작품”
2022-02-01 00:05:00 2022-02-01 00:05: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연수의 내레이션처럼 늘 과거에 얽매어 있고 과거만 돌아보는 사람이었다. 작품을 시작할 때 왜 그럴까에 대한 고민을 던지면서 시작했다.”
 
지난 25일 종영한 SBS 월화 드라마 그해 우리는은 끝났어야 할 인연이 10년이 흘러 카메라 앞에 강제 소환되어 펼쳐지는 청춘 다큐를 가장한 로맨스 드라마다드라마는 3.2%의 시청률로 출발해 마지막 회 5.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또한 넷플릭스 TV프로그램 순위에서 전세계 9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해 우리는은 벚꽃이 흩날리는 봄부터 무더운 날씨 소나기가 쏟아지는 여름 등 계절을 통해 청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작가는 청춘을 생각하면 계절과 떨어트려 생각하기 힘들다. 청춘이라고 하면 초여름이 생각난다청춘이 지나오는 시간을 계절을 통해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계절을 명확하게 표현하면 시청자 각자가 본인이 지나온 청춘의 계절을 떠올릴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해 우리는은 전교 1등과 전교 꼴등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시작해 그들이 10년이 지나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듯 이야기를 펼쳐냈다. 그리고 드라마의 엔딩 역시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했다.
 
이작가는 다큐로 시작한 이유도 EBS 다큐에서 시작됐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끝이 나도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상상하게 된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는데 다큐멘터리처럼 이야기를 끝내면 내 이야기도 상상의 여지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의 부제를 영화 제목으로 정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드라마의 부제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비포 선 셋’ ‘비긴 어게인’ ‘인생은 아름다워등 영화 제목이다. 이작가는 영화 제목으로 부제를 정한 것에 대해 드라마의 소재가 되는 게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한다드라마처럼 평범한 우리들을 표현하는 콘텐츠가 뭐가 있을지 생각을 했을 때 영화라고 생각했다. 우리 이야기를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게 영화라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제목의 영화처럼 우리 삶도 담아 보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 인터뷰. 사진/SBS
 
이나은 작가는 2012년 네이버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집필을 시작으로 2019MBC 웹드라마 연애미수를 집필했다. 그리고 SBS 월화 드라마 그해 우리는을 집필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그해 우리는의 작가가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만큼 다양한 상처와 결핍을 가진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서사를 가지고 얽히고설켜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작가는 정말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 모든 분들이 느끼는 것처럼 고민을 하고 어려움이 있었다. 그것들을 후회를 하고 놓친 부분이 많아서 그것에 대한 고민을 했다. 인생이 특별했으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실수를 많이 했고 아쉬움을 남겼다. 고민을 담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나도 사랑에 실패를 해봤고 웅이와 연수를 통해 실패했던 과거를 이렇게 다시 해볼거야라고 이야기를 해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이야기에 대입을 해서 이야기를 해주는 게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는 웅이가 됐다가 누군가는 연수가 됐다가, 또 다른 누군가는 지웅이에 자신을 대입해서 이야기를 하더라작가 덕분에 자신의 과거가 기억이 났다고 이야기를 해주는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 인터뷰. 사진/SBS
 
그해 우리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결핍을 가지고 있다. 또한 웅이의 부모님과 지웅의 부모는 극과 극의 성향을 보여준다. 웅이의 부모는 이상적인 부모상을, 지웅의 부모는 자식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작가는 수많은 부모가 있다. 상처를 주는 부모가 있기도 하고 웅이 부모처럼 이상적이라고 생각 되는, 많은 사랑을 표현하는 부모도 있다. 이번 작품에서 모든 부모를 담지 못했지만 이런 상처, 저런 상처가 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인간관은 모두에게 결핍이 있고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누구에게나 남이 알지 못하는 결핍이 있다. 모든 인물에게 결핍을 부여해 현실에 있는 친구처럼 느껴지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입체적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끝까지 지키고 싶은 건 인물을 절대 단면적으로 보지 않고 입체적으로 바라보겠다는 것이다고 했다.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 인터뷰. 사진/SBS
 
드라마는 결국 각자의 결핍,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을 한다. 그는 드라마를 진행할수록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를 하고 싶다면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연수와 웅이도, 지웅과 엄마도 각자 상처가 된 사람과 대화를 했다. 그리고 조금씩 성장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웅이가 본인의 아버지와 대화를 하지 않은 채 눈빛만을 주고 받는다. 이에 대해 고민을 했던 부분이다. 나도 웅이에 대입해서 생각을 했다. 할 말도 있고 듣고 싶은 말도 있지만 과거를 들추지 않고 얽매이기 보다 미래를 바라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작가는 나 역시도 늘 과거에 매어 있는 사람이었다. 왜 그럴까. 드라마를 시작할 때 고민을 던지고 결말이 돼서야 해답을 얻었다과거를 두어도 된다는 것, 덮어두면 된다는 것.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런 식으로 표현을 했다. 이번 이야기를 통해서 스스로에게 위로를 주는 글을 쓰다 보니 많은 분들도 위로가 된 것 같다고 스스로를 변화 시킨 의미가 깊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 인터뷰. 사진/S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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