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천, 전세보증 이행거절·사고율 '전국 1위''…HUG '뒷짐'만
인천, 전세보증 이행 거절 급증…금액도 서울 제쳐
전세보증 사고율 13.3%…전국 평균보다 3배 높아
전문가들 "인천에 전세가율 높은 빌라 밀집"
2024-11-25 06:00:08 2024-11-25 10:31:58
 
[뉴스토마토 임지윤·김한결 기자] 인천광역시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 반환보증 이행 거절 건수와 금액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지목됐습니다. 청년세대에 피해가 집중되는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지역별 전세보증 이행 건수와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고 지방자치단체와 HUG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천, 전세보증 이행 거절 건수·금액 '1위'
 
(그래픽=뉴스토마토)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맹성규 의원실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세 반환보증 지역별, 주택 유형별 이행 거절 현황'에 따르면 HUG의 전세보증 이행 거절 건수와 금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인천이었습니다.
 
전세보증 이행 거절 건수의 경우, 인천은 지난해 54건으로 서울(36건)을 넘어서며 2년 연속 1위로 확인됐는데요. 올해 8월 기준 인천의 전세보증 이행 거절 건수는 85건으로 전체 176건의 48%를 차지합니다. 지난 2020년 0건에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한 것입니다.
 
전세보증 이행 거절 금액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큰 곳도 인천입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이 93억1900만원으로 전세보증 이행 거절 금액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컸지만, 올해는 인천이 132억5900만원으로 서울(74억1300만원)의 2배에 가깝습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다세대 주택의 이행 거절 건수가 올해 8월까지 102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세대 주택은 전체 거절 건수(176건) 가운데 57.9%를 차지했습니다. 2위와 3위는 각각 아파트(34건), 오피스텔(33건)로 집계됐습니다. 다세대 주택은 지난 5년간 주택 유형별 전세 반환보증 이행 거절 건수 1위에 해당하는 주택 유형입니다. 지난 2020년 9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 20건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22년 41건, 2023년 71건 이후 올해 100건을 넘겼습니다.
 
인천, 전세보증 사고율도 압도적 '1위'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제는 인천의 '전세보증 사고' 규모도 줄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공시된 보증 사고 현황을 보면 올해 10월 기준 최근 3개월간 인천의 전세보증 사고율은 13.3%로 서울(5.4%), 경기(5.5%)는 물론 전국 평균(4.3%)보다도 3배 이상 높았습니다. 해당 기간 인천의 전세보증 사고 건수와 금액은 각각 1339건, 2485억3365만원입니다. 2년 전에는 각각 222건, 400억355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천의 전세보증 사고 급증 원인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지목합니다. 김인만 부동산 경제연구소 소장은 "인천에서 전세보증 사고가 많은 이유는 땅값이 비교적 저렴해 전세가율이 높은 소액 빌라들이 많이 밀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올 10월 기준 최근 3개월간 인천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80.1%로, 전국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 67.2% 대비 12.9%포인트(p) 높았습니다. 이는 2년 전 인천(88.7%)과 전국(82.2%)의 연립·다세대 전세가율 차이인 6.5%포인트보다 2배 가까이 벌어진 것입니다. 업계에선 전세가율이 80% 이상이면 깡통전세 위험군으로 보고 있습니다. 깡통전세는 주택 담보 대출 금액과 전세금 합계가 집값에 육박해 매매가가 떨어질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하기 어려운 상황을 뜻합니다.
 
"정부가 '사회적 재난' 인식, 구제 나서야"
 
인천시 및 HUG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는 "최근 인천은 구도심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다 보니 시에서 인구를 더 유입하기 위해 다세대 신축 인허가를 많이 내줬다"며 "상대적으로 타 지역 대비 신축 빌라가 많이 생긴 결과 아파트에 비해 정보량이 적은 틈을 타 범죄 일당까지 끼면서 전세 사기가 많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생겨나는 전세사기로 인해 신혼부부 등 청년세대의 피해가 많다"며 "정부가 '사회적 재난'이라 인식하고 구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인천시청 관계자는 "전세 보증 이행 거절 관련 내용은 HUG 쪽에 문의해야 할 것 같다"며 "전세사기 피해자분들에 대해 주거안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HUG 관계자는 "지역별 전세보증 이행 거절 건수 추이 변화에 관한 원인은 따로 분석하고 있지 않지만, 인천은 전세보증 사고가 늘면서 이행 거절 건수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좀 더 면밀히 지역별 전세보증 이행 거절 현황을 살펴본 뒤 인천과 같이 급증 지역의 경우 '찾아가는 설명회'를 여는 등 개선책을 고민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 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8월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사기, 부동산 실명법 위반, 공인중개사 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2심에서 감형을 받은 건축업자 A 씨와 공모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지윤·김한결 기자 dlawldbs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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