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산 넘어 산'…"충분한 논의 부족"
의사·약사단체 "소아 비대면진료 초진 허용 안돼"
'약 배송' 따른 책임 약사에게…가이드라인 필요
복지부 "소아 초진, 재택 수령 방안 등 추가 논의"
2023-05-21 12:00:00 2023-05-21 12:00:00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방안이 공개되면서 의료계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초진 허용 범위, 약 재택 수령 방식 등이 모호하다며 정부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정부도 추가 논의를 거쳐 보완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나 진통을 계속될 전망입니다.
 
21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6월 1일 시행 전까지 소아환자 야간, 공휴일 비대면진료 초진 허용에 대해서는 추가 의견 수렴을 할 계획"이라며 "의약품 수령 방식 중 거동 불편, 감염병 확진자 등에 대해서도 추가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17일 당정협의회 이후 발표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 방안’을 살펴보면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재진 위주로 진행됩니다. 다만 감염병 확진자, 거동불편자, 섬·벽지 환자 등은 초진이 허용됩니다.
 
당초 야간·공휴일에 한해 소아 초진도 허용키로 했지만 당·정협의에서 재검토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소아 환자의 경우 안전성 문제를 의료계에서 강하게 제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아 야간, 공휴일 초진 허용과 더불어 감염병의 범주에 독감 등이 포함되는 만큼 사실상 초진의 폭이 너무 넓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의약 4개 단체는 성명을 통해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의 효과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어 대면 진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소아청소년은 표현이 서투르고 그 증상이 비전형적인 환자군의 특성상 반드시 환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한 대면 진료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소아청소년과 야간(휴일) 비대면 진료 초진 허용 금지 △비대면 진료 초진 허용 대상자(섬, 도서벽지,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자) 구체적 기준 설정 △병원급 비대면 진료허용 금지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어 “세부적인 조건들이 충족돼야 우리 국민이 안전하고 건강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쳐 시범사업이 진행돼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방안이 공개되면서 의료계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하는 약사회 모습. (사진=뉴시스)
 
복지부가 마련한 시범사업 정부안 중 일부안은 발표 당시 아예 빠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초 정부안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섬·벽지, 희귀질환자 등에 대해서는 의약품 수령 방법으로 ‘재택 수령’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부는 본인이나 대리 수령까지 허용하고 거동불편자, 섬·벽지 환자 등에 대한 재택 수령(배송) 여부는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약사회에서 '재택 수령'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재택수령 대상자에 해당하는 환자와 약사가 전달 방식에 대해 논의, 협의를 통해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업계도 정부 발표안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동일한 약을 반복 처방받는 만성질환자조차 무조건 대면으로 수령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의료접근성 증진이 목적인 비대면진료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다. 의료서비스의 가장 마지막 단계가 의약품 수령 및 복용인데, 특정 단계에서만 비대면을 원천 배제한 것은 약업계 기득권만을 대변한 결정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 계획안은 확정이 아니다. 남은 기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소아 초진, 재택수령 등의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8월까지 계도기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5월 임시국회가 간호법 후폭풍으로 인해 장기간 표류하면서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 또한 어떤 행동도 못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이 법안소위에 다수 상정된 상황이나 아직 논의 시점을 미정으로 남겨둔 상황입니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방안이 공개되면서 의료계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당·정협의회.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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