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재난 현장에서 소방대원의 통신을 일반 이용자보다 우선 처리하는 서비스가 본격 시작됩니다. 2011년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처음으로 예외가 인정된 사례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소방청과 통신사가 제안한 긴급구조 통신 우선전송 서비스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상 특수서비스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날부터 본격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서비스는 대형 화재나 복합 재난 상황 등으로 통신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현장 소방대원과 일반 이용자 간 통신이 우선적으로 전송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신고자인 일반 국민과의 통화는 물론 응급처치를 위한 응급의료지도 의사와의 통화 등 긴급구조 활동에 필요한 통신 품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긴급구조 통신 우선전송 서비스 개념도. (자료=LG유플러스)
통신3사는 소방대원 법인폰과 차량용 단말 등에 일반 가입자와 구분되는 전용 유심을 적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통신망 트래픽이 폭주하는 상황에서도 소방대원의 통신 신호가 우선 전송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서울 중구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열린 소방관 우선접속서비스 출시 기념식에 참석한 박경중 LG유플러스 대외협력담당(왼쪽)과 홍영근 서울소방재난본부장.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소방관 우선접속서비스를 통해 재난 상황에서도 소방관의 통화와 데이터 이용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지난달 경남 창원소방본부를 시작으로 현장 단말 유심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재난 현장에서 서비스가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KT는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업전용 5G SA를 활용해 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전체 소방청 업무용 단말의 약 60%에 해당하는 8400여대가 KT 회선을 사용 중이며, 이들 단말에 우선전송 서비스가 적용됩니다. KT는 전남소방본부의 기업 전용 단말을 5G SA 상용망에 직접 연동해 공공안전망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SK텔레콤은 소방대원 대상 우선전송 서비스를 상용 네트워크 기반으로 제공하면서 정부 주도의 국가재난안전통신망(PS-LTE)과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할 방침입니다.
KT 직원들이 9일 세종시 소재 소방서에서 소방청 우선전송 서비스 제공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망중립성 예외 첫 적용
이번 서비스는 2011년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특수서비스 요건을 충족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망중립성 원칙은 인터넷 트래픽을 차별 없이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제한된 용도와 별도의 품질관리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특수서비스로 분류해 우선전송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긴급구조라는 제한된 목적 아래 안정적인 통신 품질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망중립성 원칙과도 충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이미 공공안전 분야에서 긴급구조 우선전송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재난안전통신망과 우선전송 서비스를 병행해 긴급구조 대응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례가 향후 5G SA 기반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 확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5G망을 여러 개의 가상망으로 분리해 각각 다른 품질과 성능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향후 소방·경찰·의료 등 공공안전 분야는 물론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산업용 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연말까지 통신3사의 5G SA 구축이 완료되면 기관과 이용자별 맞춤형 품질 보장이 더욱 효율적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재난 상황에서도 소방대원과 일반 이용자 간 통신이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