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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새로운 질병 연구 플랫폼
세계 시민
2015-04-10 09:29:00 2015-04-10 11:11:20
파킨슨씨병을 앓는 사람들은 증세가 심해지는 날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날이 있다. 연구자들은 그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또 그들은 지금의 치료법들이 가지는 장단점도,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이는 치매, 당뇨, 심장병 등, 다른 만성 질병도 마찬가지다. 만약 연구자들이 환자들의 증상을 매일 확인할 수 있다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들이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그러한 기기들은 가속도 센서, GPS장치 등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애플에서 출시한 손목시계는 심장 박동수를 측정하여 착용자가 서있는지, 앉아있는지, 계단을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블루투스 등을 이용하면 모바일 기기와 Fitbit, Pebble 등의 스마트 시계, 또는 고성능 체중계를 연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혈압측정기와 같은 특정한 종류의 의료기기 역시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있다. 데이터를 기록하고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만 있다면 이를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이러한 작업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이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프로그래머를 고용해야했다. 애플은 최근 ‘ResearchKit’이라는 이름의 소프트웨어를 소개했다. 이제 개발자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연구용 앱을 이전보다 훨씬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ResearchKit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누구나 원하면 자료수집이 가능한 앱을 개발하여 모바일 장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오픈소스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코드를 스스로 구성하거나 공유할 수 있어 앱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파킨슨씨병 연구를 진행중인 Michael J. Fox 재단의 이사 Todd Sherer는 이 시스템이 중요한 장점 중 하나는 연구자들이 받아야 하는 연구동의 절차를 간소화시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참가에 동의하기 전에 간단한 동영상을 보고 질병 연구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답해야 한다.
 
Fox 재단이 개발중인 앱은 ‘mPower’라고 불리는 것인데, 파킨슨씨병의 증상을 기록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이는 아이폰 화면 터치를 측정하여 리듬이 불규칙적인지를 확인한다. 스마트폰의 가속도 센서는 사용자가 걸을 때 균형감이나 걸음걸이를 측정한다. 마이크를 통해서는 목소리의 떨림을 분석할 수 있다. 이 모든 데이터는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GlucoSuccess’는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보스턴의 ‘Centre for Assessment Technology and Continuous Health’가 개발한 것이다. 이는 사용자의 신체활동을 측정하고 당뇨병 환자들의 음식 섭취와 글루코스 수치를 측정해준다. 뉴욕의 회사 ‘LifeMap Solutions’는 ‘Asthma Health’라는 앱을 개발하여 천식 증상을 기록하고 공기의 질이 안좋은 곳을 미리 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앱들은 장기적인 연구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환자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질병 연구가 양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당뇨 환자들은 자신의 글루코스 수치가 가장 높은 날과 가장 낮은 날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자신의 음식 섭취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파킨슨씨병 환자들은 자신의 몸 상태와 병의 증상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천식 환자들은 발작이 발생하는 조건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mPower, GlucoSuccess, AsthmaHealth 는 의사들을 위해 만든 앱은 의사들을 위해 만든 앱은 아니지만, 환자들은 곧 아이폰 데이터를 들고 병원을 찾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특정한 상황들에 도움이 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료를 일반화 할 수 있게 되고 의사들이 실제로 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환자 한 명 한 명의 건강 기록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접근에 대한 비판은 아이폰 사용자들의 집합이 임의로 뽑은 집단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들은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아는 게 많고, 다른 사람들보다 스스로의 건강 상태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이미 진행되고 있는 연구들 역시 대표성이 떨어지는 집단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이 많다. 아이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표본으로 삼았던 대학생 등의 집단보다 다양하고 많은 표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실험실 쥐를 필요로 한다. 부자들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역할을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조응형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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