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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동반상생' 위해 배달앱 직접 만들 터
(인터뷰)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대대에프씨 회장
전통시장에 프랜차이즈 매장 입점 상권 활성화…정부도 관심
소형매장 유행은 생계형 창업 현실 반증…지원 아끼지 말아야
2015-06-10 09:54:05 2015-06-10 09:54:05
최근 한국 프랜차이즈업계의 가장 큰 화두가 바로 '동반상생'이다.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2012년 10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동반상생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정책 중 하나가 바로 '배달앱' 개발이다.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업계를 중심으로 비싼 수수료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는 스마트폰 '배달 애플리케이션(이하 배달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배달앱을 개발하고 나섰다.
 
기존의 일부 배달앱이 많게는 10~15% 가량의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협회 회원사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무료 혹은 월 3만~5만원 수준의 수수료로 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배달앱 홍보비용과 배달앱 운영비로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랜차이즈협회의 배달앱은 결제기능과 전산망 등 각종 기능을 보완한 후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배달앱 사업 외에도 조 회장이 프랜차이즈협회장을 맡은 후 가장 중점을 두고 만든 두가지가 있다. '사회봉사위원회'와 '독립자영업자 멘토단'의 발족이다. 조 회장이 특히 관심을 갖고 만든 독립자영업자 멘토단은 프랜차이즈업계 CEO 약 130명이 참여했다. 독립자영업자들을 모아서 자신의 성공사례 등 발표하며 사업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독립자영업자 멘토단은 특히 초보창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대대에프씨 회장. (사진제공=대대에프씨)
 
"요즘 전통시장 어렵잖아요. 그렇다고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게 뭡니까. 무조건 보호만 해주고 있어요. 대형마트 의무 휴무일 만드는 게 전부잖아요. 경쟁력을 심어줘야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그게 안되니까 예산만 잔뜩 쓰고도 제대로 효과를 못보고 있어요."
 
조 회장은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전통시장 살리기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통시장에 프랜차이즈 브랜드 30여개를 입점시켜 프랜차이즈의 유용성과 상생력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 쪽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발길을 전통시장으로 향하게 해야 합니다. 다양한 프랜차이즈 매장을 전통시장에 줄지어 입점시킨다면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차장 같은 기반시설만 마련해주면 됩니다. 전통시장도 살리고, 프랜차이즈 산업도 육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조 회장은 또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갈등관계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 상생력을 보여주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윤리준수서약을 받고, CEO들이 매년 윤리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프랜차이즈업계의 상생협력에 큰 관심을 갖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대에프씨)
 
조 회장은 프랜차이즈업계를 대변하는 단체장인 만큼 업계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최근 개정된 상가임대차보호법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전한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장사가 잘돼도 2~3년이 지나면 간판이 바뀌거나 매장을 이전하는 경우가 잦은데, 그 원인이 일부 건물주들에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이 같은 일부 건물주들의 행태를 '무임승차'로 규정했다.
 
"우리나라는 '100년 식당'이 없어요. 가까운 일본도 그렇고 외국을 나가보면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이 많습니다. 관광자원으로까지 활용되고 있죠. 반면 우리나라는 장사 좀 된다 싶으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려버리죠. 건물주의 노력으로 건물값이 오르는 게 아닙니다. 임대한 매장들이 상권을 활성화시킨 공이 크죠. 우리가 자본주의 국가라지만 이런 측면에서는 국가가 나서서 자영업자를 보호해줘야 관련 산업이 활성화됩니다."
 
조 회장은 임대 계약기간을 10년은 보장해주고, 매년 임대료는 도매·소매물가 인상률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대기업이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건물주를 꼬드겨 장사 잘 되는 소상공인의 매장을 '빼오는' 경우가 많아요. 진정으로 500만 자영업자를 보호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조 회장은 현재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지적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조그만한 골목시장에서의 다툼과 경쟁이 치열합니다. 무엇보다 업종의 편향이 큽니다. 자영업자들이 업종의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다보니 경쟁이 불가피해지는 것이죠."
 
조 회장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의 업종비율은 도·소매업과 서비스업종, 외식업이 각각 20%, 20%, 60%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은 그렇지 않다. 도·소매업과 서비스업종이 각각 40%, 외식업은 20%에 불과하다. 중국과 필리핀도 마찬가지다. 선진국 후진국 관계없이 도·소매업과 서비스업과 외식의 비율은 4대 4대 2 비율인 반면 오직 우리나라만 2대 2대 6의 기형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옛날 퇴직자들이 '밥장사나 해야지', '물장사나 해야지'라며 외식업으로 너무 쉽게 뛰어들었습니다. 이런 폐단은 결국 시장의 과잉경쟁으로 이어지고, 매장들의 수익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국내 외식업이 유독 폐업률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외식업에 지나치게 치우쳐있는 바람도 빼줘야 합니다. 다양한 사업을 펼쳐 자영업자들이 골고루 살아야 한다는 것이죠."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의 소상공인데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사진은 대대에프씨의 바보스 점주들이 매장에서 메뉴를 시식하는 모습. (사진제공=대대에프씨)
 
이런 쓴소리를 던지는 조 회장도 사실 바비큐보스, 구어스치킨, 꿀닭, 바보스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업체 대대에프씨의 수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 회장의 소상공인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보통 치킨집을 차리는 가맹점주들을 보면 퇴직자도 많지만 다른 일을 하다 실패한, 상처있는 사람이 많아요. 솔직히 치킨집 사장이 꿈인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소형매장 창업은 곧 생계형 창업입니다."
 
소형매장 창업자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 조 회장의 철학이다. 가게만 차리면 무조건 돈을 버는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하기에 경쟁력을 갖추기는 결코 쉽지 않다.
 
조 회장은 이 같은 생계형 창업자들의 사업을 돕는 다는 면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대에프씨가 운영 중인 닭강정 브랜드 '꿀닭'은 점포, 시설, 회사에 내는 로열티 등 투자금액이 총 500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가맹본부 입장에서 소자본 창업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실질적인 동반상생입니다. 자본력도 사업 노하우도 없는 영세 사업자들을 교육시켜서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는 보람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프랜차이즈 사업의 순기능이죠."
 
최근 집중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주점 '바보스'는 이 같은 소자본 창업자들의 사업 장기화를 돕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해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특정 아이템에만 집중하다보면 초반엔 반짝 성공할지 몰라도 2~3년 안에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최근 유행하는 스몰비어 콘셉트의 틀을 깨고 메뉴의 영역을 파괴했다. 특정 음식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한 곳에서 팔자는 생각이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만 파는 게 아닙니다. 간식과 식사거리도 함께 팔죠. 이젠 사업에도 영역이 없어졌습니다. 바보스도 그런 취지에서 특정메뉴 전문점이라는 틀에 치우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매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입니다."
 
조 회장은 마지막으로 소형점포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뒷골목에서 가게를 차리더라도 '내가 직접 만든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담긴 제품을 판매한다면 프랜차이즈도 위협할만한 훌륭한 매장을 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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