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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만 M&A, "완성차 아닌 1차 부품공급사 목표"
전장사업 외 스마트폰, TV 등 제품 시너지도 긍정적
2016-11-21 17:33:04 2016-11-21 17:33:04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전자와 하만이 인수합병(M&A)에 대해 완성차업체가 아니라 1차 부품공급사가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디네시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팔리월 CEO는 "지난주 M&A 발표 후 현대차를 포함해 많은 고객사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데 반응은 모두 긍정적"이라며 "다만 고객사들에게 삼성전자가 합병을 통해 1차 솔루션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이지, 완성차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에 대해 일각에서 삼성이 완성차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삼성과 하만은 한목소리로 선을 그었다. 완성차업체는 주요 고객사이지, 경쟁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은 "완성차업체가 되려고 했다면 고객사가 주문자위탁생산(OEM) 완성차업체인 하만을 인수했을리 없다"며 "부품사업을 제대로 하려고 8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미국의 자동차 전장 및 오디오 전문 기업 하만의 지분 100%를 총 8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9조38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인수는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내년 3분기 안에 합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만은 커넥티드카, 라이프스타일오디오, 프로페셔널솔루션, 비즈니스솔루션 등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1등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매출의 60% 이상을 자동차 전자 부품 사업, 전장사업에서 내고 있는 만큼 전장 전문회사로 분류된다.
 
삼성전자가 9조원의 통 큰 투자를 결정한 것은 신규사업으로 육성중인 전장 부문에서 빠른 시간 내에 메이저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은 "지난해부터 전장사업을 위해 전략팀을 만들었고, 전략적인 면에서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것이 빨리 갈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며 "고객 확보, 전문가 확보, 기술 시너지 등에서 많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 회사가 가진 장점들을 공유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팔리월 CEO는 "전장사업에서는 하만의 지식, 개발경험, 고객사 등과 삼성전자가 가진 센서, IT,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등의 기술이 더해지면 완벽한 솔루션이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하만이 가진 오디오 기술과 삼성의 TV 기술이 접목하면 완벽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하만의 고객 네트워크도 큰 장점으로 꼽았다. 팔리월 CEO는 "BMW, 아우디, 도요타, GM, 혼다, 현대차 등 장기적인 고객들 뿐 아니라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도 신규고객을 확보 하고 있다"며 "고객이 탄탄한 만큼 잠재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도 "과거 10년 PC시대이고 현재가 스마트폰 시대라면 향후 10년은 스마트카 시대일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부품사업의 어려운 부분을 하만의 고객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전장사업 외에 스마트폰, TV 등 시너지 제품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부사장은 "하만의 오디오 기술과 삼성이 가지고 있는 비디오 기술이 합쳐지면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르면 합병이 완료된 후 2018년형 모델들에 적용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팔리월 CEO는 전날 방한해 삼성전자의 여러 임원들과 면담했고, 기자간담회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팔리월 CEO는 "삼성이 개발 중인 기술, 모빌리티 부문의 혁신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고 합병에 대해 더 큰 기대감을 갖게 됐다는 점을 이재용 부회장과 공유할 것"이라고 앞서 전했다. 
 
(왼쪽부터)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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