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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물러선 미 볼턴, 언제든 전면 등판 가능성
"비핵화 증거 나오기 전 제재 지속"…폼페이오와 '굿캅, 배드캅' 역할 분담 가능성
2018-06-24 16:33:50 2018-06-24 16:33:5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미 관계가 해빙무드에 들어서면서 대표적인 미 행정부 내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존재감이 옅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호 속 대북 강경책이 필요할 경우 활용될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 출연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진정한 증거를 얻기 전까지는 제재 조치를 충실하게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을 포기할지에 관해 결단력 있고 극적인 선택에 직면해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빠른 후속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대북 경제제재를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연장 이유로 북한의 핵물질 보유와 확산 위협, 핵·미사일 프로그램 추구 등을 내세웠다.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는 제재를 풀지 않아야 한다는 볼턴 보좌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 상반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비치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달 13일 미 <ABC>에 출연해 “우리는 비핵화 절차가 완전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결정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과,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핵 협상은 ‘선 핵폐기-후 보상’ 원칙을 철저히 지킨 리비아 방식이 돼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김계관 북 외무성 제1부상의 반박 담화를 불러오는 촉매제가 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한 때 취소하게끔 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이후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볼턴 보좌관은 한동안 뒤로 빠져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상회담 당일 배석 여부도 불투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로 이동할 때 바로 옆자리에 탑승한 것이 확인되면서 신뢰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전임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과 달리 경질설도 전혀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북 유화책에 계속 힘을 싣는 가운데 향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볼턴 보좌관이 미 행정부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북미 모두 레드라인(한계선)들을 이해하고 있고 어느 쪽도 그 선을 넘어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양국이 실질적인 비핵화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임을 피력하는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력 여하에 따라 확실한 체제보장을 제공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 구석에 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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