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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5G 장비사 선정 마쳤지만…킬러 콘텐츠·망중립성 '고민'
"VR·AR 게임·스포츠 차별화 관건…관리형 서비스 늘려야"
2018-11-09 16:13:47 2018-11-09 16:13:47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사 선정을 마무리했지만 킬러 콘텐츠 수급에 대한 고민이 깊다.  
 
5G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이론적으로 20기가비피에스(Gbps)다. 현재 대도시의 롱텀에볼루션(LTE) 속도 400∼500메가비피에스(Mbps)보다 40∼50배 빠르다. 그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5G 초기에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선보일 콘텐츠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VR과 AR용 콘텐츠의 종류와 수가 부족하다. 이제껏 시장에 나온 콘텐츠의 종류는 게임과 스포츠 중계 정도다. 품질도 아직 소비자들이 돈을 내고 사용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김용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수석은 9일 "VR이나 AR 게임은 기존에도 있어 기업들이 5G에서 확연히 다르게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VR이나 AR 기반의 스포츠 생중계 콘텐츠가 가능성이 보이지만 소비자들이 얼마나 돈을 내고 사용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도 VR과 AR을 5G 초기 콘텐츠로 보고 있지만 고민은 여전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기업도 5G가 처음이다 보니 어떤 콘텐츠로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며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 전문 기업들과 협력해 돈을 내고 즐길만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스포츠산업 잡페어 2018'에서 한 학생이 증강현실(AR) 스크린 클라이밍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콘텐츠 활성화에 대한 고민은 망중립성으로 이어진다. 망중립성은 통신망 제공 사업자는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이다. 하지만 5G 시대에 콘텐츠별로 소비되는 데이터의 양과 속도의 차이가 커진다면 속도에 차이를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 인터넷(IP)TV와 인터넷전화(VoIP)만 망중립성에서 예외인 관리형서비스로 지정하고 있다. 나머지는 망중립성 원칙을 적용받는다. 한 콘텐츠 전문 기업 대표는 "5G 시대에는 데이터 소비량에 따라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슬라이싱이나 관리형 서비스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망중립성 원칙에 따르면 여러 서비스의 모든 트래픽의 차이를 따질 수 없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 네트워크를 가상 네트워크로 나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도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사·인터넷 기업·연구기관·시민단체 등과 함께 5G 통신정책 협의회를 꾸려 관리형 서비스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비롯한 망중립성 원칙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정렬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네트워크 슬라이싱의 특성을 확인하고 검증하며 5G 서비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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