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기의 알고보면 쓸모있는 블록체인)간편송금 전성시대와 스테이블코인의 도전
입력 : 2019-09-10 06:00:00 수정 : 2019-09-10 06:00:00
지난 3년 사이 한국의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 같은 대기업이 약진하는 사이 벤처기업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Toss)도 눈에 띈다. 토스는 1000만명의 사용자와 월거래액 2조원을 넘겼고, 지난달 회사가치 2조7000억원을 인정받으며 세계적 벤처캐피털인 클라이너퍼킨스 등으로부터 77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중국에서는 2012년 경부터 스마트폰과 QR코드를 이용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급속도로 성장해 시장을 장악했다. 10억명 규모의 중국인 거래의 약 60%가 이를 통해 결제하고 있다. 2019년 알리페이의 가치는 170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페이팔(PayPal)은 피터 틸과 일론 머스크가 1998년 이메일을 이용한 송금 사업을 시작한 후 2000년 이베이에 1조5000억원에 매각했고 지금은 회사 가치가 130조원으로 커졌다.
 
핀테크 열풍의 중심에 간편결제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 가격안정형 암호화폐)이 차세대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전자송금의 역사는 통신기술의 진보를 따라갔다. 1836년 새뮤얼 모스 등이 모스 부호를 이용한 전기선 통신기술을 개발하자 1851년 설립된 웨스턴 유니온(Western Union) 전신 회사가 1871년 송금 업무를 시작했다. 웨스턴 유니온은 현재 200여개국에서 국내외 송금 사업을 하고 있다. 문제는 수수료가 많게는 10%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1958년 비자(VISA)카드가 전용통신망과 여신시스템을 결합해 개발한 후 세계적으로 20억개 이상의 크레딧 카드가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금융결제원을 통한 은행 공동망이 구축돼 은행간 송금이 잘 발달됐다. 2000년 경부터 신용카드가 대량으로 보급되었고, ATM의 발달로 송금이 쉬었기 때문에 모바일 간편송금 시장이 늦게 열렸다.
 
1998년 페이팔의 등장은 인테넷기술을 이용한 것이었다. 2010년 경부터 확대된 알리페이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덕분이다.
 
알리페이, 비자카드, 토스, 삼성페이 모두 은행결제망이나 신용카드 시스템과 연계된 구조여서 비용이 매우 크고 국가의 통제를 받는 반면, 블록체인을 이용한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의 간편 결제·송금에 비해서 3가지 큰 장점이 있다. 1)시스템 구축 비용이 100분의1 이하로 적다. 2)국경을 초월한 송금결제가 용이하다. 3)탈중앙화된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운영이 투명하다.
 
2015년 시작한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Tether)는 4조원 이상의 가치로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대량 유통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올해 초 리브라(Libra) 코인을 발행해 기존 서비스와 금융을 결합하는 거대한 사업을 시작했다. 암호화폐에 부정적이었던 제이미 다이먼의 JP모건 은행도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시작한다. 한국에서도 테라(Terra)가 스테이블 코인을 추진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믿을 만한 금융기관에 예치금을 적립하고 이를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방법과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방법이다. 아무래도 테더 같은 적립금 방식이 믿음이 간다.
 
이미 간편결제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기존 금융권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신기술의 등장에 불편해 한다. 특히 화폐발행권까지 있는 셈이어서 중앙은행과도 마찰이 있다.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행한다고 하자 미국 의회에서 문제 삼는 이유가 이것이다. 어쩌면 달러의 기축통화 패권을 어지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페이스북이 늦어지면 중국이나 유럽에서 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르니 차라리 미국 기업인 페이스북, 스타벅스가 하는 게 낫지 않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기존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거래확정 속도가 느려 간편결제에 쓰기 어려웠다. 필자의 컬러플랫폼 팀은 '1초 거래확정' 블록체인을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했다. 간편 결제·송금 시장에 활용하기 좋은 암호화폐 기술을 목표로 한 셈이다. 
 
2010년대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정보프로슈머(Prosumer, 정보생산자인 동시에 정보 소비자)와 디지털 광고 시장을 결합한 양면시장(2-sided market)을 장악한 기업이 세계 10대 기업 중 5개로 부상했다면, 2020년대 전개될 4차산업혁명의 총아는 여기에 간편 결제 송금을 결합한 3면시장(3-sided market)을 장악한 기업이 세계 최대의 기업군을 장악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 상당한 기술을 갖고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금융권의 저항과 제도적으로 불확실해서 약진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가 스마트폰 도입의 2년 지연과 각종 규제 때문에 핀테크 후진국인 된 것을 반면교사 삼아 스테이블코인 분야는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박창기 컬러플랫폼 대표(ckfr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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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우찬

중소벤처기업부, 중기 가전 등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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