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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실정에 맞는 한국식 기본소득제 가능"
경제상황 변화 따른 대비 강조…원희룡도 "기본보장 필수" 호응
2020-06-23 12:57:33 2020-06-23 12:57:33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식 기본소득제'를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기본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한 기본보장이 필수"라며 기본소득제를 긍정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사회안전망 4.0 정책토론회'에서 "기본소득 이론이 출현했을 때 가정한 경제상황이 언제 도래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 나와 사람들이 당황해하지만, 이는 18세기~19세기부터 이어져 온 이야기"라면며 "최근 선진국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연유는 4차산업 혁명이 목전에 다가와 대량 실업 사태가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3일 오전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사회안전망 4.0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원희룡 제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의 '한국식 기본소득제' 제안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언급했던 한국형 기본소득(K-기본소득) 도입 방안과 유사하다. 안 대표는 청년과 노인, 저소득 근로계층 등 어려운 계층에 우선 배분되는 내용의 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집중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정에 맞는 기본소득제 도입' 발언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제한적 또는 단계적 방식의 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토론회에 참석한 원희룡 지사를 향해 "통합당이 앞으로 기본소득을 어떤 형태로 끌고 갈 것인가 하는 방향을 제시해주면 감사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지난 9일 미래혁신포럼 특별강연에서 김 위원장을 '히딩크', '용병', '진보의 아류' 등에 빗대 비판했다. 원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 위원장이 입장하자, 옆자리로 안내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친분을 과시하며 당시 제기됐던 갈등을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원 지사는 김 위원장이 주장하는 기본소득 도입 논의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지금은 대전환과 대가속의 시기다. 기본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한 기본보장이 필수적"이라며 "기본보장 확대의 여러 방안 중에 기본소득 논의도 자리하고 있지만, 기본소득론은 그 실행과 관련해 많은 생각할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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