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사들 원유 불확실성 가중에 나프타 대체·마진 확보 비상
롯데케미칼, LPG·에탄 기반 나프타 생산…LG화학·SK케미칼, 프리미엄 제품 기대
2022-02-13 13:25:08 2022-02-13 13:25:0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세계 경제가 회복 추세로 가면서 석유화학사들이 플라스틱의 재료인 나프타 등의 가격 상승 우려에 대응해 원료를 대체하거나 마진을 늘리는데 비상이 걸렸다.
 
13일 롯데케미칼(011170)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연료 효율화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완성될 것"이라며 "효율화를 마치고 난 뒤에는 나프타와 LPG 가격에 따라 투입 비중을 달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890억원이 들어가는 연료 효율화는 에틸렌 생산에 LPG의 비중을 높이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현재 대산단지에서 에틸렌은 나프타 90%, LPG 10%가 투입된 결과였는데 효율화 이후에는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의 99%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탄화수소 혼합체 나프타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프타를 고온에서 분해하면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이 생산되고, 에틸렌은 PE, PP, ABS 등의 플라스틱 원료가 된다.
 

롯데케미칼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오른쪽), 양승조 충남도지사(가운데), 맹정호 서산시장이 지난 7일 충남도청에서 공장 신·증설에 관한 투자협약을 체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2019년 완공한 미국 공장에서 셰일가스로 추출한 에탄으로 에틸렌을 만들고 있는 등 재료를 다변화하고 있다.
 
LG화학(051910)SK케미칼(285130)의 경우, 원료 수급 다변화 보다는 비석유 부문 신사업이나 프리미엄 제품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LG화학은 태양광 패널용 제품이나 반도체 세정 제품 등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고 있으며 오는 2030년 에너지솔루션과 팜한농을 빼고 60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매출 목표 달성까지 매년 4조원 넘게 투자하고, 친환경·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을 주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SK케미칼은 화장품 용기에 사용되는 코폴리에스터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코폴리에스터의 경우 미국 회사 1곳과 SK케미칼 밖에 만들지 못하는데 미국은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코폴리에스터를 비롯한 제품들의 판가를 고객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근 2월 월간 보고서에서 오는 2022년 국제 석유 수요가 하루 100만8000배럴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00만1000배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일간 국제 석유 수요는 코로나 이후인 2020년 91만배럴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96만6000배럴로 증가한 바 있다. 또 한국의 석유화학 수요가 특히 나프타 등의 경질유 수요를 신장시킬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지난해 한국 석유 수요가 2017년의 99.6%에 이르렀는데, 수요 절반 정도가 나프타"라며 "코로나 진행으로 배달음식, 일회용 제품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플라스틱 제품 소비가 급증하고 나프타 증가율도 전년 대비 11.3%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수요가 증가하다보니 세계에서 설비를 늘려 석유화학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며 "석유화학사는 정유사보다는 판가 전가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