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외교전문가'이자 '지한파'인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북한 핵문제와 북미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동맹'을 강조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성향을 감안하면 결국 '중재자'인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기존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대화를 선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실무진 중심의 '바텀-업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 대선기간 바이든 당선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독재자', '폭군' 등으로 표현했고, 북한은 지난해 11월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바이든 당시 후보를 '미친개', '치매 말기'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아 당장 북미 관계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이 보여주듯 기존의 '탑-다운' 방식은 한계에 부딪친 상황이다. 결국 바닥부터 의견을 조율하는 '바텀-업'이 현재 막혀있는 한반도 문제에 돌파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교체시기에 들어서면서 문재인 정부가 자율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넓어진 측면도 있다. 미국의 인정과 조력 하에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면서, 코로나19 방역협력이나 인도적 민간 교류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선 바이든 당선인이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시절 북한 무시 전략인 소위 '전략적 인내'를 주도해온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당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소극적이었던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문재인정부가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선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햇볕정책'을 강력히 지지해온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국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한편 북한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당을 불패의 혁명적 당으로 강화발전시키신 위대한 업적'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우리 공화국은 강력한 전쟁억제력을 갖춘 세계적인 군사강국"이라고 밝혔다.
또 신문은 "조선노동당의 혁명사상으로 무장하고 조국과 인민에게 무한히 충효하며 우리 인민의 힘과 넋이 깃든 강력한 최신무기들로 장비한 혁명무력이 있기에 그 어떤 침략세력도 절대로 신성한 우리 국가를 넘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외교전문가’이자 ‘지한파’인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북미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중국인민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인민군 전사자묘를 참배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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