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오리온(271560)이 생수 사업에 뛰어든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국내 생수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은 제주용암수의 시장 안착을 위해 국내 유통채널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15일 생수업계와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제주 삼다수가 생수 시장 점유율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13.8%, 농심의 백산수는 8.6%, 해태htb의 강원평창수는 4.3% 수준을 차지했다. 자체브랜드(PB) 생수는 18%대를 점유하고 있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말 제주용암수를 론칭하며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2016년 21억원을 들여 제주도 용암해수 사업권을 갖고 있던 제주용암수를 인수했다.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수원지는 제주도 구좌읍이다. 40만년 동안 현무암에 의해 자연 여과된 용암수를 사용한다.
오리온은 론칭 당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주용암수로 국내 생수 브랜드 톱3 안에 들겠다는 목표와 함께 해외시장에서 2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에비앙과 본격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슘, 칼륨, 마그네슘 함유량을 높였으며 미네랄도 에비앙보다 높였다.
하지만 이 같은 차별화 전략에도 제주용암수는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 실제로 롯데마트, 홈플러스, CU 등 유통채널에 입점했으나 대형마트업계와 편의점업계 1위인 이마트와 GS25로의 판로는 뚫지 못했다.
수출도 론칭 초기 기대했던 것보다 미미하다. 2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에비앙과 견줄 것으로 포부를 밝혔으나 올 1분기~3분기 제주용암수의 수출액은 6억원 수준이다. 앞서 오리온은 올해 초 제주용암수를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에 수출했다.
오리온의 생수 사업이 확장 속도가 더딘 건 지난해 제주용암수 론칭 직후 제주도와의 갈등으로 사업 진행에 브레이크가 걸린 탓이다. 이 갈등은 올해 5월 오리온그룹과 제주도, 제주테크노파크가 용암해수에 대한 원수 공급계약을 최종 체결하면서 해결됐다. 이 계약으로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 물량을 하루 평균 200톤으로 제한하긴 했지만 온·오프라인 모든 채널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올해 중반부터 생수 판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국내 시장 안착과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보이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오리온의 설명이다. 오리온은 제주용암수의 시장 안착을 위해 국내 유통채널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의 상하이·광저우·베이징, 베트남의 하노이·호찌민의 편의점에 진출한 것과 같이 젊은층이 많은 지역으로 유통 채널을 넓이는 한편 중국과 베트남외에 다른 수출 판로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지역의 경우 땅이 넓기 때문에 내년에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또한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용암수. 사진/오리온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