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새해를 앞두고 총 112만2632명에 대해 특별사면 또는 특별감면을 단행했다. 다만 정치인과 선거 사범 등은 사면 대상에 제외됐다.
법무부는 오는 31일자로 일반 형사범을 비롯해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특별 배려(불우) 수형자, 사회적 갈등 사범 등 302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또 서민의 사회활동에 필수적인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 제재 대상자 총 111만9608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를 함께 시행한다.
우선 이번 사면 대상자에는 새터민 2명을 포함한 수형자·가석방자 625명과 집행유예자·선고유예자 2295명 등 일반 형사범 2920명이 선정됐다.
수형자·가석방자는 살인·강도·조직폭력·성폭력·뇌물수수 등 제외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형사범이 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 이들 중 형기의 3분의 2 이상을 복역한 491명은 남은 형의 집행이 면제됐고, 형기의 절반부터 3분의 2를 복역한 134명은 남은 형의 절반이 감경됐다.
집행유예자·선고유예자는 교통사고처리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수산업법 위반 등 10개 생계형 행정 법규 위반 사범이 사면됐으며, 부정수표단속법 중 수표 위조 사범 등을 제외한 순수한 수표 부도 사범 14명이 중소·영세상공인의 경제 활동 복귀 지원 차원에서 대상자에 포함됐다.
이들 중 집행유예 기간 중인 2290명은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고, 그에 따른 임원 결격, 공무원 임용 제한 등 각종 자격 제한을 해제했다. 선고유예 기간 중인 5명에 대해서는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시켰다.
이번 사면 대상자에는 중소기업을 운영했거나 소규모 자영업을 영위하던 중 경제 범죄를 저지른 수형자·가석방자 가운데 전과, 정상 관계 등을 고려해 52명이 선별됐다.
장기간 정상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사업 부진으로 채무가 누적돼 거래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 사안, 피해 금액을 개인 용도가 아닌 사업 용도에 소비한 사안, 피해자와 합의되거나 피해 복구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사안 등이 중소기업인·소상공인 사면에 고려됐다.
또 이번에는 사회적 갈등 치유와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지난해 단행된 2020년 신년 특별사면 이후에 재판이 확정되는 등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가운데 26명을 엄선해 추가 특별사면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관련 사범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사범 중 집행유예 기간 중인 16명, 선고유예 기간 중인 2명, 벌금 선고 후 2년이 경과되지 않은 8명 등이 형 선고 실효로 특별사면 또는 특별복권됐다.
아울러 이번 사면 대상자에는 중증환자와 장애 수형자, 유아 대동 수형자, 부부 수형자, 생계형 절도 사범, 고령자, 지속적 폭력 피해자의 우발 범죄자 등 특별 배려 수형자 25명, 국방부 관할 일반 형사범 1명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도로교통법규를 위반해 벌점, 면허정지·취소와 면허시험 응시 제한 조치를 부과받은 111만8923명이 운전면허 행정 제재 특별감면을 받았다. 하지만 음주운전은 1회 위반자라도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해 이번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어업인 685명도 면허·허가 행정 제재 특별감면을 받았다.
다만 이번 특별사면에서는 공직 부패, 성폭력, 음주운전, 보이스피싱 등 죄질이 불량한 중대 범죄자는 대상에서 배제했다. 또 민생과 경제 회복, 서민층 배려에 집중하는 등 사면 취지를 고려해 정치인, 선거 사범 등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면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로지 국민의 민생과 경제 활동, 서민층 배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면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시적 자금난 등으로 처벌받은 중소기업인이나 소상공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사면하고, 생활고로 인해 식료품 등을 훔치다가 적발된 생계형 절도범, 말기 암 진단으로 수형 생활이 불가능한 수형자, 유아와 함께 수감된 수형자 등 특별 배려 수형자를 신중하게 선정해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민생 사면이란 이번 사면의 취지를 고려해 정치인과 선거 사범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또한 사회적 갈등 치유와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7대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에 대해 추가 사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정부는 이번 2021년 특별사면을 통해 새해를 맞는 우리 국민이 더욱 화합해 코로나19로 야기된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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