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겨울철마다 이어지는 제설과의 전쟁이 제설삽과 염화칼슘에 의존하는 수준을 넘어 최신 첨단기술을 적용하며 진화하고 있다.
13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기존 제설대책은 소금이나 염화칼슘을 도로에 뿌려 눈을 녹이거나 제설삽·빗자루로 도로 바깥으로 눈을 밀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설삽이나 빗자루를 사용할 경우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하며, 투입 인력과 시간에 비해 낮은 효율을 보인다. 소금이나 염화칼슘을 사용하면 도로나 차량이 부식되고 환경적으로도 좋지 않아 전문가들은 친환경 제설제나 다른 수단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제설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각 지자체에 대응도 더이상 제설삽·염화칼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아직 절대적인 수치에선 한계가 있지만, 제설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올 겨울 서울시에선 북악터널 진출입로 구간에 도로 결빙을 방지하는 포장을 시범 도입해 눈이 온 후 사고를 유발하는 살얼음(블랙 아이스)로부터 대비했다. 또 취약지점에 대한 초동제설을 강화하기 위해 14곳에 염수분사장치를 새로 설치해 모두 92곳까지 늘렸다.
매년 늘리고 있는 자동강설감지장치는 지능형 센서가 눈이 내리는 것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액상제설제를 분사한다. 기존에는 상황실에서 모니터로 확인한 후에야 원격으로 가동했지만, 이제는 새벽 시간대나 상황 요원이 놓칠 수 있는 순간까지 폭설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고정식·이동식 액상제설제 살포장치는 기습적으로 눈이 내렸을 때 이면도로에 제설차가 도착하기 전에 먼저 일을 시작한다. 초동조치가 필수인 제설작업에서 시간 단축은 큰 의미다.
서울시는 올해 도로 열선장치도 2019년 11곳, 작년 14곳 추가 설치해 44곳까지 확대했다. 도로 열선 장치는 도로 포장면 7cm 아래에 매설된 열선이 겨울철 강설 시 온도·습도 센서를 통해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다.
도로 열선장치는 성북구·도봉구·서대문구 등 자치구들도 앞다퉈 설치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가장 많이 설치한 성북구는 2016년을 시작으로 총 17곳에 도로 열선장치 설치를 완료했다. 서대문구는 홍은2동 정원단지와 홍제3동 개미마을 등 12곳의 도로 열선장치를 운영 중이다. 도봉구도 주민 민원을 분석해 필요지점을 파악해 모두 9곳에 설치했다.
다만, 열선 시스템은 1개 차로 기준 100m당 1억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이 있어 주요 도로로 확산되지 못하고 이면도로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도로에서는 굴착이 잦아 열선을 깔아도 훼손될 공산도 높다. 이번 폭설에서도 주민 반응은 가장 높았지만, 대규모로 확대하기엔 예산이 만만치 않다.
용산구는 스마트 제설대책 ‘그린·휴먼 제설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기상청 기상정보와 지역 내 403개 제설함과 제설도구함의 위치도, 제설 취약지역 정보, 민간 제설기동반 현황, 자동액상살포기 현황 등을 모은 종합 정보 시스템이다. 연계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제설 취약지역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앱으로도 제작할 방침이다. 용산구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제설재 잔량과 뚜껑 열림 등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제설함을 29곳에 설치했으며, 원격으로 제어하는 자동액상살포기도 12곳 41대로 확대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제설기술이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예산문제가 있다보니 자치구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주민들도 제설작업을 이해하고 내 집 앞 눈 쓸기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2동을 찾아 제설작업 하고 있다. 사진/용산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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